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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선수이자 엄마'…48세 기계체조 추소비티나 '큰 환호'[항저우AG]

뉴스1

입력 2023.09.27 11:16

수정 2023.09.27 11:16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시대를 초월한 전설의 선수' '등장 때마다 관객을 놀라게 만드는 선수'

우즈베키스탄의 여자 기계체조 선수 옥사나 추소비티나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추소비티나(48)가 이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많은 이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기계체조는 일반적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젊은 선수들이 출전한다. 따라서 불혹을 넘어 지천명에 가까워진 추소비티나는 참가만으로 화제가 될 수 있는 나이다. 그러나 단순히 참가하는 수준이 아니다.

그는 나이를 잊은 채 30살 가까이 차이가 나는 선수들과 메달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추소비티나는 지난 25일 황롱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여자 체조 예선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가 등장하자 많은 관중들이 그에게 환호를 보냈다.

중국 현지 신화통신도 "그는 체조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며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예외는 아니었다"라고 전했다.

1982년 7세에 체조에 입문한 추소비티나는 13살 때 처음으로 소련체조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이듬해 시니어 무대로 올라섰다. 이후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시작으로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까지 무려 8번이나 올림픽에 참가하는 등 줄곧 정상권 실력을 유지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자신의 고국인 우즈베키스탄 대표로 도마 종목에 참가했는데, 예선전에서 최종 5위에 올라 8명이 진출하는 결선 무대에도 올랐다.

추소비티나가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한 것도 있지만, 아들에 대한 각별한 사랑이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그는 소련 해체 후 우즈베스키탄 대표로 활동하다 2006년 아들의 백혈병을 치료하기 위해 독일로 터전을 옮겨 독일 대표로 6년간 활동했다. 그는 독일 대표로 참가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개인전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이후 아들의 병이 낫자 그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을 회복했고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부터 우즈베키스탄 대표로 다시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이 같은 스토리에 중국의 관중들은 추소비티나가 등장할 때 '치우 마(엄마 추소비티나)'를 외치며 그를 응원하기도 했다.


추소비티나는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에 손동작으로 하트를 그려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나를 계속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건 사람들의 사랑과 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직도 체조를 좋아하고 이 직업으로부터 기쁨을 느낀다"며 "단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운동을 관둘 생각은 없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