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세자릿수 전망에다 기업·소비 심리도 악화
채권시장선 9월 한때 경기침체 신호인 금리역전 현상
채권시장선 9월 한때 경기침체 신호인 금리역전 현상
![[그래픽]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금융업을 제외한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중 조사에 응한 374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0월 BSI 전망치는 90.6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3/09/26/202309260901036755_l.jpg)
[파이낸셜뉴스] 올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개선된다는 '상저하고'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금융, 현물시장은 물론 기업과 소비자의 경기 인식 지표에서 '불황의 신호등'이 켜졌다. 정부는 "경기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고 있다"는 낙관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상저하고'가 아닌 'L자형'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일 기획재정부와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국채 20년물과 3년물 금리의 역전 현상이 지난달 11일부터 21일까지 지속됐다.
추석 연휴 전인 지난달 27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884%, 20년물은 3.946%로 마감했다.
실물지표에서도 경기 불안을 키울 신호가 감지됐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심상찮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지난달 6일 배럴당 90달러(싱가포르 현물가격)를 넘어 선 이후 29일 96.10달러에 거래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배럴당 90.79달러에 거래됐고 브렌트유는 96.10달러였다. 국제유가는 올 6월만 해도 70달러 초중반 수준에서 형성됐다. 유가상승은 또 인플레를 자극할 수 있어 긴축 정책이 장기화할 수 있다. 경기에는 그만큼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픽] 소비자심리지수 추이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기자 =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7로 8월(103.1)보다 3.4포인트(p) 내렸다. 지수는 4개월 만에 100을 밑돌았으며, 지난 5월(98.0) 이후 가장 낮았다. 추세로도 지난 8월(-0.1p)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다. zeroground@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3/09/26/202309260819134082_l.jpg)
국제금융센터는 '국제유가 상승 배경 및 전망'보고서 등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연장 등 공급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배럴당 100달러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부상하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발을 경계하는 시각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다른 산유국 증산과 세계 원유수요 둔화 가능성 등으로 유가 오름세가 점차 진정될 것이란 예상도 많다"고 덧붙였다.
기업과 소비자심리도 냉랭해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0월 BSI 전망치는 90.6을 기록했다. 100보다 낮을 수록 경기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10월 전망치는 전월 대비 6.3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2021년 8월 이후 26개월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의 2282개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4·4분기 제조업 BSI 조사 결과도 84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보다 7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2023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99.7로 전월보다 3.4포인트 하락했다. 100을 밑돈 것은 4개월만이다. 소비자들이 경기 상황 인식이 비관적으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금융, 실물시장 등 곳곳에서 침체를 알리는 신호등이 켜지면서 정부의 경기낙관론은 힘을 잃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상저하고 가능성 제고를 위한 경기회복 모멘텀 확보 절실'이란 보고서에서 "당초 예상했던 하반기 경기 회복 가능성이 점차 약화하고 수출 경기의 회복이 어려울 경우 'L자형'의 장기 침체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높아지는 '지표상 상저하고'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현재까지 물가 상승세 둔화와 수출 부진 완화, 고용 개선 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국제유가 상승 및 계절적 요인에 따른 변동성은 있지만,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경기 둔화 완화'는 2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정부의 공식적인 경기진단이다.
이와관련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달 27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국제 유가 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전반적인 회복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경기 흐름에 대한 낙관적 입장을 견지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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