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블랙홀이 팽이처럼 흔들리며 회전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8 00:00

수정 2023.09.28 00:00

블랙홀의 회전 세계 최초로 밝혀내 세계 75개 기관 79명의 연구진 참여 한국 연구자 23명이 23년간 연구주도
M87 블랙홀이 부착원반과 제트의 움직임을 통해 흔들리면서 회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추이 유주 박사 제공
M87 블랙홀이 부착원반과 제트의 움직임을 통해 흔들리면서 회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추이 유주 박사 제공

M87 블랙홀이 부착원반과 제트의 움직임을 통해 흔들리면서 회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추이 유주 박사 제공
M87 블랙홀이 부착원반과 제트의 움직임을 통해 흔들리면서 회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추이 유주 박사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천문연구원을 포함한 세계 45개 기관 79명의 국제 공동 연구진은 블랙홀이 팽이처럼 흔들리면서 회전하고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국제 연구진은 23년간 우주를 관측해 블랙홀 제트의 세차운동이 11년 주기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28일(한국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구에서 5300만 광년 떨어진 M87 블랙홀을 2000~2022년 각국의 여러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했다.

관측 결과, M87 블랙홀의 제트는 11년 주기로 회전하고 있다.
즉 블랙홀의 회전축이 원을 그리면서 움직이는 현상, 세차운동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진은 "세차운동이 있다는 것은 블랙홀이 실제로 회전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밝혔다. 많은 양의 물질들이 블랙홀에 회전하면서 끌려 들어갈때 만들어지는 부착원반(강착원반)의 축과 블랙홀의 축이 서로 어긋나 있었다. 이 때문에 위아래로 엄청난 양의 액체·기체·플라스마가 분출되는 제트의 움직임이 세차운동으로 연결된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회전하는 블랙홀 고유의 중력 효과인 틀 끌림 현상(Frame dragging)를 독자적으로 입증한 이번 연구는 한국과 동아시아 연구진과 연구시설의 능력을 입증한 쾌거"라고 말했다.

지난 2000~2022년 연도별 이미지를 기반으로 나타낸 제트의 방출 각도 변화 그래프. 흰색 화살표는 제트의 방출 각도를 나타내며, 녹색 곡선은 세차운동 모델을 관측에 적용해 얻은 그래프다. 추이 유주 박사 제공
지난 2000~2022년 연도별 이미지를 기반으로 나타낸 제트의 방출 각도 변화 그래프. 흰색 화살표는 제트의 방출 각도를 나타내며, 녹색 곡선은 세차운동 모델을 관측에 적용해 얻은 그래프다. 추이 유주 박사 제공

이번 블랙홀 세차운동 발견은 한국·일본·중국의 동아시아 우주전파관측망 (EAVN)과 이탈리아, 러시아까지 포함해 총 17개의 전파망원경을 활용했다. 이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직경이 1만㎞에 육박하는 전파망원경과 같아 높은 감도와 자세한 공간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는 천문연구원의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에 속한 21m 전파망원경 3기가 포함돼 있다.

특히 총 79명의 연구자들 중 23명의 한국 연구자가 참여해 관측 제안 및 스케줄, 관측 결과의 영상처리 및 분석과 같은 연구의 전반적인 과정에 기여했다.

천문연구원 노현욱 박사후연구원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전파관측망과 상관처리센터에 힘입어 천체에 대해 오랜시간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었다"면서 "이것이 우리 연구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앞으로 EAVN 주도로 계속될 M87 모니터링에서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블랙홀의 새로운 현상들을 발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을 포함한 일본과 중국, 이탈리아, 러시아 등 총 17개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하면 직경이 1만㎞에 육박하는 전파망원경과 같아 높은 감도와 자세한 공간 해상도를 가진 블랙홀 영상을 얻을 수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천문연구원 제공
한국을 포함한 일본과 중국, 이탈리아, 러시아 등 총 17개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하면 직경이 1만㎞에 육박하는 전파망원경과 같아 높은 감도와 자세한 공간 해상도를 가진 블랙홀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천문연구원 제공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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