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지적장애 아버지가 소처럼 쟁기를 메고, 옆집 밭을 갈고 있었습니다"

임우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7 17:23

수정 2023.09.27 22:51

청주 농촌 아버지 댁에 CCTV 설치한 아들
수년간 노동착취 당한 아버지 모습에 분노
KBS 보도화면 캡처
KBS 보도화면 캡처

[파이낸셜뉴스] 충북 청주에서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70대 아버지가 이웃으로부터 수년간 노동 착취를 당했다며 그의 아들이 눈물로 호소했다.

27일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70대 A씨의 아들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어이없고 황당하다. 눈물까지 난다"라며 울분을 터트렸다.

절뚝이며 옆집 농사일 하는 아버지 모습에 충격

KBS 보도에 따르면 A씨의 아들은 농촌에서 홀로 사는 아버지가 걱정돼 집 안에 CCTV를 설치했다고 한다. 이때 우연히 아버지가 한 남성과 함께 밖을 나서는 모습을 포착했다.

당시 A씨는 건물 사이로 보이는 밭에서 다리를 절뚝거리며 쟁기를 끌고 있었다.
그 뒤에는 다른 남성이 뒤따라가며 밭을 갈았다.

KBS 보도화면 캡처
KBS 보도화면 캡처
10년 간 농사일 도맡아해오며 정당한 대가도 못 받아

A씨의 뒤를 걷고 있던 남성은 이웃 남성이라고 한다. 동네 주민들은 A씨가 지난 10년간 해당 남성의 농사일을 도맡아왔다고 전했다.

이중 한 주민은 "A씨가 땡볕에서 고추를 안 따면 그 집 농사를 못 짓는다고 할 정도다. 뒤에 쟁기를 달아서 소처럼 거길 다 갈았다"라고 했다.

A씨는 고된 노동에도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임금은) 없다. 콜라 같은 음료수 준다. 거기서 일하면 등허리가 딱 부러질 것 같다"라고 했다.

특히 이웃 남성은 A씨 명의로 나온 160만원 상당의 면세유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웃 남성은 "고춧가루, 감자도 줬다.
. 억울"

하지만 이웃 남성은 자신은 임금을 줄 정도로 심한 일을 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A씨가 종일 일한 적이 없으며 고춧가루도 열 번씩 빻아서 주고, 고구마나 감자도 줬기 때문에 자신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A씨 아들은 "아버지가 지적 장애인인데 어떻게 보면 학대받은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장애인 인권 단체 등과 함께 학대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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