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세력 확대에 성공하고 있는데, 이들의 성공 열쇠가 이민자 혐오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분석했다. 지난 여름 괴를리츠 마을에서 있었던 폭력 사건을 꼬투리로 이민자 반대 시위로 확대시킨 것을 그 사례로 들었다.
독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여름 괴를리츠의 한 디스코클럽에서 열린 고등학교 졸업식 파티에서는 튀르키예와 아랍, 시리아 등 출신인 젊은이 약 20명이 학생들을 공격했다. FT에 따르면 많은 학생들이 다친 이 사건을 AfD는 놓치지 않고 재빨리 이용했다. 경찰이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AfD는 이민자 폭력에 대한 항의를 부추겼고 이틀만에 수백명의 주민들이 거리 시위에 나섰다.
전직 경찰관이자 AfD당 소속 괴를리츠 시의원인 세바스티안 비펠은 “이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 가해자들은 분명히 외국인(이민자)”라고 혐오를 부추겼다.
그간 괴를리츠는 AfD의 동부 본거지였다. 시의회에서 AfD가 가장 의석 수가 많고 비펠 의원은 2019년에는 시장 선거에서 거의 당선될 뻔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극우 정서는 몇몇 거점 도시가 아닌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AfD의 지지도는 올라프 숄츠 총리의 정당 연합(사회민주당, 녹색당, 자유민주당)을 앞지르는 22%를 기록했다.
AfD는 우크라이나 휴전을 주장하고 러시아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제재를 반대하지만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이민자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2015~16년 난민 위기때와 맞먹는 수준으로 이민자들이 유럽에 유입되고 있는데 정부가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것이 극우 정당 AfD 득세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독일 당국은 올해 초부터 8월 말까지 망명 신청 건수가 20만4000건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77% 증가한 수치다. 19개월 전 러시아가 침공을 시작한 이후 독일을 피난처를 삼은 110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은 별도다.
지자체들은 신규 이민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지난주 “독일은 한계에 부딪혔다”고 선언할 정도로 이주민 포화 상태다.
폴란드와 국경을 맞댄 괴를리츠 역시 포화상태인데 이달초 AfD는 긴급 시의회를 소집해서 추가로 이민자를 받아들이면 "시의 질서와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AfD는 디스코텍의 이민자들의 공격을 괴를리츠가 더욱 위험해진 증거라고 주장했다.
비평가들은 AfD가 젊은이들간의 폭력 사건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기독교민주연합(CDU) 소속의 괴를리츠 시장도 디스코텍에서의 싸움 규모를 AfD가 과장했다고 말했다. 싸움 이후 10명의 청년이 구금되었는데, 결국 구속된 것은 두 명의 시리아 젊은이뿐이었다는 것이다.
시장은 “몇 가지 사건을 근거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면서 “난민들로 인해 범죄가 증가하고 치안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생각은 경찰 통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작센 경찰은 이민자들이 지난해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이 4%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당 시의원들은 AfD가 '공포꾼이자 종말론자'일 뿐이라면서 그들이 자꾸 쇼를 해서 본인들을 무력하고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괴를리츠에 거주하는 소설가 루카스 리첼(Lukas Rietzschel)은 "AfD의 공포 전술이 시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자신이 AfD로부터 시가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위협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리고 지난 8월 여름 축제에도 시의 보안위험이 증가했다는 경찰의 위조 문서가 소셜미디어에 돌았다면서 우익 정당에게 "사실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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