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뉴스1) 이상철 기자 = "나도 한국 수영에 메달 한 개를 보태고 싶다."
백인철(23·부산광역시중구청)이 첫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기염을 토했다. 대회신기록을 세우면서 25년 만에 아시안게임 접영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백인철은 28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아쿠아틱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접영 50m 결선에서 23초29의 대회 기록을 세우며 1위를 차지했다.
결선 때 작성한 23초29는 백인철 자신이 예선에서 작성한 23초39의 대회 기록을 0.1초 단축한 것. 이번 항저우 대회 수영 14번째 메달이자 접영 종목에서 따낸 첫 메달이었다.
매일 수영 대표팀 동료들이 따오는 메달은 백인철(23·부산광역시중구청)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됐다. 자신도 동료들처럼 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 위에 서서 르네상스를 맞이한 한국 수영에 일조하길 희망했다.
첫 기회는 아쉽게 무산됐다. 백인철은 25일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50m 예선에서 22초68로 공동 8위에 올랐다.
그러나 결선에서는 8명의 영자만 출전할 수 있어 기록이 동률인 텅츤웨이(싱가포르)와 재경기를 치러야 했다. 백인철은 재경기에서 22초39로 예선 때보다 더 빠른 레이스를 펼쳤지만 22초24를 기록한 텅츤웨이에게 밀려 탈락했다.
이 종목 결선에서는 지유찬(대구광역시청)이 21초72의 대회 기록을 세우며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 자유형 50m는 다른 종목과 비교해 주목도가 떨어졌는데 지유찬이 예선부터 대회 기록을 갈아치우고 1위로 통과하는 등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 끝내 정상에 도달했다.
지유찬이 금메달을 딴 것을 본 백인철은 사흘 뒤 지유찬과 같은 길을 걸었다. 남자 접영 50m에서 대회 신기록과 함께 예선 1위 통과를 이루더니 결선에서도 기세를 몰아 금빛 역영을 펼쳤다.
남자 접영 50m는 28일 열리는 경영 경기 중에서 기대감이 크지 않았다. 대중의 관심은 황선우(강원특별자치도청)의 마지막 레이스가 펼쳐질 남자 계영 400m와 김우민(강원특별자치도청)의 2관왕 달성이 유력한 남자 자유형 1500m에 쏠렸다. 그러나 백인철은 그동안 열심히 연마하고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기량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았다.
백인철은 남자 접영 50m 예선에서 23초39를 기록, 스양(중국)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작성한 대회 기록(23초46)을 0.07초 앞당기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기록을 더 단축하고 금메달을 목표로 물살을 가르겠다던 백인철은 결선에서도 더욱 힘을 냈다. 그리고 23초29의 대회 기록을 다시 경신, 8명의 영자 중에서도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으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꿈을 이뤘다.
백인철의 금메달은 한국 수영사에 매우 값진 이정표다. 한국 수영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접영 금메달을 딴 것은 1998년 방콕 대회 여자 접영 200m 금메달리스트 조희연에 이어 2번째다. 무려 25년 만에 이룬 경사다. 남자 수영으로 범위를 좁히면 백인철이 사상 첫 대업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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