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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3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이 전방산업 수요 침체, 중국 내 판매 금지 조치 등이 장기화되면서 실적 반등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올해 초 '상저하고'를 기대했던 글로벌 반도체업계는 업황의 풍향계로 여겨지는 마이크론이 예상보다 실적 부진이 길어지자 메모리 업황 반등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미루는 분위기다.
실제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연내 적자 탈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안팎에서 감지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2023회계연도 4·4분기(6~8월) 매출은 전년 동기(66억 4000만달러) 대비 39.6% 감소한 40억 1000만달러(약 5조 4300억원)로, 시장 전망치(42억달러)를 밑돌았다. 마이크론 매출은 5분기 연속 하락했다.
주력 매출처인 스마트폰·PC 등 정보기술(IT) 시장의 재고 과잉과 수요 부진이 해소되지 않은 영향이 컸다.
미국의 첨단산업 규제에 대응한 중국의 반격도 뼈아팠다. 앞서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은 사이버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미국 최대 메모리 기업인 마이크론의 중국 내 메모리 제품 판매를 금지했다. 지난해 중국·홍콩에서만 전체 매출의 16% 수준인 약 52억달러를 벌어들인 마이크론에게 직격탄으로 작용한 셈이다.
마이크론은 실적 부진에도 메모리 업황이 최저점을 지났다는 낙관적 시각은 유지했다. 내년을 기점으로 메모리 공급량이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감산에 따른 고객사 재고 수준이 정상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요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근거다. 2023회계연도 4·4분기 기준 마이크론의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분기 대비 9% 하락한 반면 출하량은 15% 증가했다. 낸드플래시도 판가는 15% 하락했지만, 출하량은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개화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3 시장에서 마이크론 점유율은 10% 이하로, 차세대 메모리 매출 비중은 미미하다.
현재 감산을 진행 중인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의 적극적 공급 재개 시점은 수요 회복과 더불어 업황 회복 시기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꼽힌다. 다만, 3·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감산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으면서 연내 흑자 전환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주장대로 2024년 공급이 수요를 밑돌 수 있다는 심리가 내년 초까지 유지돼야만 D램 업황은 내년 2·4분기부터 가파른 급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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