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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가뭄 지속될라… 인허가 물량 절반, 분양 일정 못잡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02 18:06

수정 2023.10.02 18:06

인허가 대기물량 33만1000가구
연내 분양물량 15만7000가구뿐
높아진 건설 원가·분양가에 발목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 효과 의문
공급 가뭄 지속될라… 인허가 물량 절반, 분양 일정 못잡아

정부가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대기물량 가운데 절반 가량은 분양일정조차 잡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허가 물량 중 절반이 언제 공급될지 불투명한 셈이다.

2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인허가를 받은 민간주택 대기물량은 총 33만1000가구로 이 가운데 연내 분양이 예정된 물량은 절반도 안되는 15만7000가구로 나타났다.

세부적을 보면 올해 10월부터 12월까지 연내 분양을 확정한 단지는 9만6000가구다. 10월 4만8000가구, 11월 2만5000가구에 이어 12월에는 2만3000가구가 선보일 예정이다.

나머지 6만1000가구는 연내 분양 예정으로만 일정을 확정했을 뿐이다. 아직 세부 분양계획은 잡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합치면 전체 대기물량의 절반이 안되는 것이다.

내년에는 추가적으로 약 3만 가구가 분양을 예정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물량도 불확실성이 높아 사실상 절반 정도만 공급 일정이 잡혀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대기 물량이 실제 분양으로 이어져야 공급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내년 물량을 합치더라도 인허가 대기 물량 가운데 분양예정 물량은 18만7000가구로 전체 대기물량 33만1000가구 중 절반을 조금 웃도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건설사들이 착공과 분양을 통해 공급 확대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정부는 '9·26 대책'을 통해 민간 공급 활성화를 위해 공공택지의 전매제한을 완화하고, 조기 공급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과 한도 등을 확대하고 비 아파트나 재개발·재건축 관련 규제 개선책 등도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정책들의 실행 여부가 공급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윤 연구원은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을 못한 대기물량 33만 가구를 단기 공급 확대를 위한 주요 축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 이번 정부의 PF대출 여건이나 공사비 갈등과 관련한 대책이 시의적절하게 마련됐고, 이들 정책이 원활하게 잘 실행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높아진 건설 원가 문제는 여전히 딜레마다.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분쟁을 조정하고, 공사비를 증액하는 기준 등을 마련해 발표했지만 높아지는 건축비는 공급 여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분양가를 더 올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다.

권대중 서강대 교수는 "최근 국제 유가 상승을 비롯한 물가 상승으로 건축비도 급증한 상황"이라며 "건설업계에서는 거의 30% 가량 높아진 건축비 상승을 현실화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이 같은 건축비 상승을 현실화하는 것은 동시에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으로 딜레마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급 가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이번 대책은 사업환경이 우호적일 때 착공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정책"이라며 "단 택지비·건축비가 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높은 분양가에 나온 주택을 시장에서 소화 시키지 못할 경우 신규 주택 공급 확대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