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장단기물 금리 역전 발생
유가 상승도 시장 불안 부추겨
'L자형' 장기침체 현실화 우려
올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개선된다는 '상저하고'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금융·현물시장은 물론 기업과 소비자의 경기인식 지표에서 '불황의 신호등'이 켜졌다.
유가 상승도 시장 불안 부추겨
'L자형' 장기침체 현실화 우려
2일 기획재정부와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국채 20년물과 3년물 금리의 역전현상이 지난달 11일부터 21일까지 지속됐다.
추석 연휴 전인 지난달 27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884%, 20년물은 3.946%로 마감했다. 장기물 금리는 단기물보다 높다.
실물지표에서도 경기불안을 키울 신호가 감지됐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심상찮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지난달 6일 배럴당 90달러(싱가포르 현물가격)를 넘어선 이후 29일 96.10달러에 거래됐다. 유가상승은 또 인플레를 자극할 수 있어 긴축정책이 장기화할 수 있다.
기업과 소비자심리도 냉랭해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0월 BSI 전망치는 90.6을 기록했다. 100보다 낮을수록 경기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10월 전망치는 전월 대비 6.3p 떨어진 것이다. 2021년 8월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금융·실물시장 등 곳곳에서 침체를 알리는 신호등이 켜지면서 정부의 경기낙관론은 힘을 잃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상저하고 가능성 제고를 위한 경기회복 모멘텀 확보 절실'이란 보고서에서 "당초 예상했던 하반기 경기회복 가능성이 점차 약화하고, 수출경기 회복이 어려울 경우 'L자형'의 장기침체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높아지는 '지표상 상저하고'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현재까지 물가상승세 둔화와 수출부진 완화, 고용개선 등으로 경기회복세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국제유가 상승 및 계절적 요인에 따른 변동성은 있지만 경기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경기둔화 완화'는 2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정부의 공식적인 경기진단이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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