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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경제활성화·정쟁중단" 국민요구 봇물[추석 밥상머리 민심은]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02 18:17

수정 2023.10.02 18:17

"민생경제 뒷전" 당정에 쓴소리
이재명 단식투쟁 놓고 여론 냉담
2030 지지층 "명분없는 정치쇼"
총선 앞두고 "경제활성화·정쟁중단" 국민요구 봇물[추석 밥상머리 민심은]

추석 연휴 밥상머리 민심은 정부·여당에 박한 평가를 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치솟는 물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민생경제가 힘들다는 점에 민심은 크게 요동치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투쟁은 특히 2030세대에서 환영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030세대는 이 대표의 진정성보다는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정치쇼로 해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의 가장 큰 관심사인 내년 총선은 여야가 절반 정도의 의석을 가져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 같은 시각은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중도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결국 여야 모두에 실망한 민심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형국으로 판단된다.

■정부·여당에 '실망'

2일 본지가 전국 민심을 직접 들어본 결과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은 실망감이 진하게 묻어났다. 경기 오산에 거주하는 특수고용노동자 신모씨(60)는 "민주당이 워낙 똥볼을 차고 있어서 윤석열 대통령이 조금만 잘하면 인기가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렇게 헛다리를 짚는지 모르겠다"며 "물가나 부동산 정책은 전 정부에 이어서 연속적으로 하는 것이라 그것으로 비판을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물가와 집값을 잡을 수 있었는데 있는 사람들을 위해 돈을 푸는 정책만 써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민 살림살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물가 걱정은 향후 정부와 여당이 풀어야 할 숙제가 될 전망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달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향후 1년간 살림살이에 대해 조사한 결과 △좋아질 것 18% △나빠질 것 31% △비슷할 것 49%로 조사됐다.

세종시에 사는 공무원 나모씨(38)는 "정부와 여당에서는 물가를 관리하고 있다며 긍정적 신호를 보내지만, 정작 가족들과 외식을 하러 나가면 급격히 상승한 음식값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단식에 2030 '싸늘'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24일간 이어오던 단식을 중단한 이 대표를 바라보는 시선은 2030세대에서 곱지 못했다.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공기업 직원인 김모씨(28)는 "개인적으로 (이 대표의 단식은) 정치적 쇼를 하는 것으로 보여 싫었고, 언제까지 쇼로 연명할지 모르겠다"며 "무엇을 바꿔야 할지 고민하고 입법 시도를 하는 것이 더 주목을 받아야 하는데, 단식 같은 쇼에만 주목되는 것이 이상하다"고 밝혔다.

고향인 대구를 떠나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모씨(39)도 "이 대표가 내세운 명분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기 바쁜 자영업자에게 와닿는 것이 솔직히 하나도 없었다"며 "정부와 여당에 대한 명분 없는 비판과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목적의 단식으로 봤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호남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을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는 의견도 다수 존재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운송업을 하는 김모씨(59)는 "이 대표의 단식은 불가피했다고 본다"며 "어린아이 떼쓰기 같지만 윤석열 정부에 맞설 방법이 그것뿐이었다고 본다. 야당 총수인데 (대통령이) 만나주지도 않지 않나"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은 50대 50

내년 4월 치러질 총선에 대한 관심도 추석 밥상머리의 주요 화두였다. 내년 설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추석이 총선 결과를 가늠해볼 수 있는 사실상 첫 명절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지자와 중도층에서는 여야가 비슷한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 같은 결과는 여당도 야당도 민심을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인천광역시에 거주하는 안모씨(29)는 "현재 지지하는 당이 없다. 여야 어느 쪽이든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민생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정쟁만 하고 있어 특별히 지지를 표할 수 없다"며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은 50대 50일 것 같다. 이 대표 불구속 이후 만약 재판에서 유죄가 나온다면 향방이 결정될 것 같지만 지금 상태라면 반반"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지지자 중에는 압도적 승리를 예상하기도 했다. 서울에 사는 최모씨(57)는 "사상 유례없는 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으로 민심이 이반돼 민주당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있다.
검찰 독재를 끝장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김윤호 서지윤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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