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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생도 최근 5년간 545명 자퇴 "대다수 1학년 생도, 중도포기"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03 18:19

수정 2023.10.03 18:21

송옥주 의원 "국방부, 정확한 조직 진단 대책 마련해야"
군의 핵심 중추, 초급 장교와 부사관 부족 강군 육성에 경고등 켜져
[파이낸셜뉴스]
지난 3월 3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2023 육사 79기 졸업 및 임관식'이 거행되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지난 3월 3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2023 육사 79기 졸업 및 임관식'이 거행되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군 간부가 되기 위해 사관학교에 입학했지만 지난 5년간 스스로 교정을 떠나 자퇴한 생도는 545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 전반기 수도권 대학의 ROTC는 여대 3곳을 포함한 6곳 외에는 전부 미달사태를 보였다. 이미 문 닫은 학군단도 있다. 선발된 후에도 중도 포기하고 일반 병으로 입대하는 사례가 많다.
이런 추세라면 1~2년 안에 지원자 수가 정원에도 미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에서 기본교육, 보급과 정비, 행정, 부대관리 등의 기술과 숙련을 요하는 부사관도 부족해 강군 육성에 경고등 켜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생도, 1학년 때 입학하자마자 자퇴하는 비율 높아

군대의 가장 높은 의결기구인 합동참모의장과 각군 참모총장을 배출하는 젊은 장교의 '인재풀' 자체가 얇아지는 간접적 비용을 고려하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국방부에서 받은 2019년부터 올해 9월까지 '각 군 사관학교 자진 퇴교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 74명, 2020년 93명, 2021년 91명, 2022년 146명, 올해 9월 기준 141명이 학교를 떠났다.

학년별로는 지난 5년간 누적으로 1학년이 176명, 2학년이 72명, 3학년이 226명, 4학년이 71명 자퇴해 1학년과 3학년 생도의 자퇴 비율이 많았다.

3학년 자퇴자가 많은 것은 육군3사관학교는 2년제 대학을 졸업하거나 4년제 대학 2학년 이상 학력을 구비한 자원 가운데 생도를 선발, 입학과 동시에 3학년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육군3사관학교를 제외하면 1학년 때 입학하자마자 자퇴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송 의원은 "국방부와 각 군은 정확한 조직 진단을 통해 현 상황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 스스로 군문을 나서는 생도들을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군의 핵심 중추 초급 장교와 부사관 부족, 우려과 경고 거듭나와

올 전국 대학에 설치된 108개 학군단(ROTC : 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에서 전반기 ROTC 후보생 모집 결과, 평균 1.6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79개 대학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1~ 21일까지 22일간 ROTC 후보생 추가 모집에 나서 약 100명이 지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12월에 최종 선발시 2026년 임관목표(육군 약 3000명)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군은 선발된 인원 모두가 임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진우 ROTC중앙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상 이상의 충격적 결과로 복무기간 단축, 사관생도 수준의 처우 개선 없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소대장 자릿수 채우기식 모집으로는 창끝부대 전투력 저하가 불가피하다. 정기국회에서 대책이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현실화된 ROTC, 학사장교나 사관학교 지원율이 크게 떨어진 현상에 대해 우선 병사에 비해 긴 복무 기간, ‘병사 월급 200만원’ 정책, 열악한 근무 환경 등으로 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부사관 지원도 줄어 중사는 3000명, 하사는 8000명이 부족하다고 알려졌다.
초급 장교와 부사관은 군의 핵심 중추다. 이들이 없으면 우수한 전력을 갖춰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으며 장교, 부사관의 사기가 떨어진 부대는 오합지졸로 전락할 수 있다.
이같이 초급 간부도 채울 수 없는 군대를 놓고 강군 육성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우려와 경고가 거듭 나와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3사관학교 1년차=3학년/2년차=4학년으로 계산. 출처=민주당 송옥주 의원실·국방부
*3사관학교 1년차=3학년/2년차=4학년으로 계산. 출처=민주당 송옥주 의원실·국방부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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