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테크

서울도 입지따라 희비… 소형단지 계약포기 속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03 19:20

수정 2023.10.08 19:20

100가구 미만 단지 청약흥행에도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긴 힘들어
서울도 입지따라 희비… 소형단지 계약포기 속출

100가구 미만 서울 아파트 분양 단지들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분양 완판에 근접한 사업장이 있는 반면 일부 단지는 청약흥행에도 계약포기 속출로 무순위청약에 나서는 등 서울에서도 소형단지의 온도차가 커지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와 입지경쟁력 등의 차이를 꼽는다.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청약 중 전체 가구수가 100가구 미만인 단지는 3곳이다. △7월 강동구 둔촌현대수린나(34가구) 전용66㎡~84㎡ △7월 강동구 강동중앙하이츠시티(96가구) 전용44㎡~49㎡ △8월 강북구 수유시그니티(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포함 45가구) 전용22㎡~48㎡ 등이다.

강동중앙하이츠시티 입주가 2024년 3월인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2개 단지는 모두 후분양 아파트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3개 단지 중 둔촌현대수린나만 완판 초읽기에 들어갔다. 34가구 중 전용 84㎡ 1가구를 제외하곤 계약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공인중개사사무소 이용택 대표는 "1층 1가구 분양가 8억3900만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완판이 된 상황이다. 10월31일부터 입주가 시작된다"며 "인근에 위치한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인기가 영향을 줬다. 강동중앙하이츠와 달리 둔촌수린나는 9호선 종점 이용이 가능해 강남 접근성이 더 좋다"고 말했다.

강동중앙하이츠시티 및 수유시그니티는 분양 미달이다. 지난달 11일 강동중앙하이츠시티는 무순위 청약 1차 21가구를 진행했다. 당초 일반분양 36가구 중 15가구만 정당계약을 완료한 셈이다. 무순위청약에서 579명이 몰렸지만 실제 계약까지 이어진 경우는 극소수로 알려졌다. 분양 관계자는 "소형 평형이다 보니 당첨자들이 고민하는 것 같다"며 "무순위청약은 재당첨제한이 없는 만큼 경쟁률 자체는 높은 편이지만 실제 계약까지 열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수유시그니티는 계약 종료시점이 8월말이었지만, 계약포기 물량이 나오면서 약 2주 전부터 인근 공인중개사들이 매물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일반분양 32가구 중에 10여가구만 계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공인중개사 A대표는 "주상복합 13층 단지지만 저층부에 도시형생활주택 등이 있다. 아파트에서 아직 입주한 가구는 없다"고 전했다.

지난 7~8월에 분양된 3개 단지 청약 경쟁률은 높은 편이었지만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진 못하고 있다. 3개 단지 일반분양(특별공급, 일반공급) 중 일반공급 평균 경쟁률은 19.2대1이다. 당첨가점 평균은 약 49점이다. 각각 △둔촌현대수린나(36.9대1, 63점) △강동중앙하이츠시티(14.9대1, 45점) △수유시그니티(5.9대1, 40점)이다. 일반공급 청약 총점은 84점이다. 예를 들어 청약통장가입기간 10년(12점), 무주택기간 10년(22점), 자녀 한명을 둔 부부(15점)를 가정하면 청약 점수는 49점이다.

분양업계는 소형 아파트는 입지 대비 분양가격이 저렴한 단지에만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봤다.
둔촌현대수린나 관계자는 "절반 이상은 30·40세대가 계약을 했다. 후분양 단지다 보니 오히려 잔금 납부 후 바로 입주가 가능해 실거주자들이 많이 찾았다"며 "소형 단지이지만 주변 보다 분양가가 저렴해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실수요자가 주도권을 쥔 분양시장에선 생활 인프라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소규모 단지의 경우 분양가 장점이 커야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