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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9월 지났는데 10월에도 부진 美 기술주...턴어라운드는 언제 쯤?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04 07:45

수정 2023.10.04 07:50

엔비디아 9월에 11.9% ·애플 11.7% 각각 폭락
연준 금리 인상과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자금 이탈
3·4분기 실적, CPI 등에 따라 하락 흐름 바뀔 수도

AI(인공지능) 수혜주로 꼽히며 올해 주가가 폭등한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 9월에 11.9% 급락하며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겼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AI(인공지능) 수혜주로 꼽히며 올해 주가가 폭등한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 9월에 11.9% 급락하며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겼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美 주요 기술주 주가 9월 하락폭
(단위:%)
종목 하락폭
엔비디아 -11.9
애플 -11.7
AMD -9.7
마이크로소프트 -7.3
구글 -3.9
(자료:NYSE)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주요 기술주가 지난 9월 최악의 한 달을 보낸 데 이어 10월에도 부진한 출발을 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추가 인상 움직임으로 투자자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이탈했기 때문인데 이달 발표되는 CPI(소비자물가지수) 등 주요 경제지표와 3·4분기 실적에 따라 기술주의 하락이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 동안 주요 기술주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AI(인공지능) 붐으로 올해 최고 수혜를 누렸던 엔비디아 주가는 9월에만 11.9% 폭락했다.
또 애플(-11.7%), AMD(-9.7%), 마이크로소프트(MS·-7.3%), 구글(-3.9%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기술주들은 나스닥 지수가 지난 9월 한달 동안 5.8% 하락한 것과 비교해도 낙폭 컸다.

지난 9월 기술주 들의 주가 급락은 연준의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로 투자자들이 이탈하고 있어서다. 주식 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의 수익률 상승은 채권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주식 시장에서의 투자자금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8%에 거래되어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이 금리를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지난 한 달 동안 벤치마크 수익률이 급등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도 이날 지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가에서는 올해 4·4분기에도 이 기술주들의 횡보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의 예상대로 이날 뉴욕증시에서 아마존 주가는 3.7% 내리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아마존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반독점 소송 가능성에 직면하면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향후 전망도 어둡다. 9월 주가 하락세가 두드렸던 MS 주가도 이날 2.6 % 하락했고 최근 새로운 VR(가상현실) 헤드셋 '메타 퀘스트3'를 선보인 메타 주가도 1.9% 내렸다.

한 소비자가 상점에서 농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한 소비자가 상점에서 농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전문가들은 3·4분기 실적과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9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지표가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 흐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딥워터 자산운용의 진 먼스터는 CNBC에 "기술주 투자자들은 조만간 발표될 경제 지표에 겁을 먹고 있다"라면서 "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시작하면 현재 주가의 흐름이 바로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기술주 주가 하락세가 기술주에 대한 옥석을 가리는데 오히려 도움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래퍼 텡글러 인베스트먼트의 CEO(최고경영자) 겸 최고정보책임자(CIO)는 "기술주의 하락을 조급할 필요가 없고 계속 매도세가 이어진다면 분할 매수를 하면 된다"라면서 "우수한 경영진으로 구성된 우량 기술주의 주가는 결국 상승하게 되어 있다"라고 전망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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