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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부터 우유값 본격 상승...농식품부 "묶음 판매 늘려야"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04 13:37

수정 2023.10.04 13:37

가격 인상 동향 점검 및 현장 간담회 개최
생산자·유업·유통업계에 소비자 부담 최소화 촉구
과자류 등 가공식품 영향은 제한적

4일 양재 하나로마트에서 김정욱 축산정책관이 소비자단체 등과 함께 현장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4일 양재 하나로마트에서 김정욱 축산정책관이 소비자단체 등과 함께 현장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파이낸셜뉴스] 원유 가격 인상이 본격적으로 출고가에 반영되기 시작하며 정부도 현장 점검과 물가 관리에 나섰다. 오는 6일부터 본격적으로 소비자가격이 인상되면 또 다시 '밀크플레이션'이 닥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현 시점에도 우유 1ℓ 가격대는 3000원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양재 농협하나로마트에서 김정욱 축산정책관 주재로 소비자단체·생산자·유업계·유통업계와 함께 우유 등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올해 원유가격은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적용해 88원/ℓ(8.8%) 인상됐다. 생산자 측에서는 생산비가 115.76원/ℓ(13.7%) 상승했다며 협상폭의 최상단(104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정부의 중재 끝에 중간값 수준의 협상안이 도출됐다.

유업체와 하나로마트 등 유통업계도 정부의 물가안정에 협조하기로 했다. 소비자 구매가 많은 대형마트 흰우유(900~1,000㎖) 판매가격을 2980원 이하로 최소화하는 등 예년에 비해 유제품 가격 인상을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책정한 것이다.

이날 참석한 이창범 한국유가공협회 회장은 “원유가격 인상뿐만 아니라 설탕을 비롯한 각종 원재료와 포장재, 가스·전기요금, 물류비 등 다양한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면서도 "유업계는 소비자 부담 완화와 물가안정을 위해 유제품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소비자 부담은 높다. 아직 본격적인 출고가 반영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이미 9월에 서울우유의 대표 품목인 ‘나100%우유’를 기준으로 1ℓ 당 대형마트 2980원, 편의점 3050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유업계는 편의점의 유통 특성상 판매가격이 대형마트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은 지역의 소규모 자영업자가 프랜차이즈와의 계약에 따라 24시간 수시로 1+1, 2+1 등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등 가격책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있다는 것이다.

오는 6일부터 출고가에 인상분이 반영되며 본격적인 인상이 시작된다. 농협 하나로마트는 소비자 부담 최소화를 위해 수시로 묶음 판매와 할인행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관도 “국산 유제품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지 않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지금과 같이 고물가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할인행사, 묶음 판매 등으로 소비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유가격 인상과 함께 흰우유 가격이 인상되었지만 가공식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식품 제조 업종별 원재료의 제조원가 비중은 53.8~78.4% 수준이다. 빙과류를 제외한 아이스크림, 유가공품 정도를 제외하면 원유 가격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과자류의 경우 유제품 비중은 식품 내 1~5% 수준이었다.

가공 식품 내 국산 원유 사용량이 적은 것 또한 물가를 자극시키지 않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지난 20여 년간 지속 감소를 겪은 국내 우유 시장의 '마시는 우유' 소비는 과제로 남아있다.
반대로 국산 원유 비중이 낮은 치즈·아이스크림·버터 등 유가공품 소비는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저출산, 저렴한 수입 멸균유 증가 등으로 국산 원유 소비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제도개선, 국내 조사료 생산 확대 등을 포함한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방안을 관련 생산자, 유업계, 소비자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T/F팀)을 꾸려 마련할 계획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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