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

美 전문가들 “10월 북한 정찰위성 3차 발사 성공 장담 못해"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05 14:54

수정 2023.10.05 22:14

北, 러에게 실패 원인.. 산업 기반 육성 등 조언과 도움 받을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발사 후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발사 후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잔해가 서해에 낙하한 지 15일 만인 지난 6월 16일 에 인양됐다. 사진은 합참이 공개한 발사체 잔해.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잔해가 서해에 낙하한 지 15일 만인 지난 6월 16일 에 인양됐다. 사진은 합참이 공개한 발사체 잔해.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美 전문가들은 북한이 10월에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공언했지만 이번에도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실패 원인에 대한 조언과 산업 기반 육성 등 도움을 받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北 3차 위성 발사 성공 가늠할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 없다
미국의 미사일 및 위성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언한 10월 3차 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북한의 위성 개발 수준이 여전히 상당 부분 베일에 싸여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의 3차 위성 발사 성공 여부를 가늠할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차 발사의 오류를 2차 발사에서는 수정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는다면 2차 발사의 오류도 비교적 짧은 시간에 수정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일 수 있겠지만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우 높은 발사 성공률을 갖고 있으며 여러 차례 시험 발사를 하는 미국 같은 선진국들도 항상 실패의 가능성은 존재하는 것이 위성 발사의 분야라면서, 관련 경험이 적고 발사 횟수도 세 번 밖에 되지 않는 북한이 성공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 일각에선 최근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위성 분야 협력 언급을 상기하면며, 단기간에 북한의 실패를 바로잡기 위한 러시아의 조력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북한 1,2차 정찰위성도 러시아 기술, 러 전문가 파견 도움 가능성

1990년대 이라크에 대한 유엔특별위원회(UNSCOM)의 무기사찰관을 역임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독일 국방부 미사일 프로그램 고문을 지낸 로버트 슈무커 박사는 “북한이 1,2차 정찰위성 발사에 사용한 로켓은 러시아제 RD-250과 매우 유사하다"며 "관련 기술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미 러시아로부터 제공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설계나 조립 자체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제공해야 하며, 수리나 보완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러시아가 관련 전문가들을 파견해 북한의 지난 위성 실패의 원인 분석에 도움을 준다면 비록 단기간이라도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우주 전문가인 조너선 맥도웰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박사도 1,2차 실패 원인에 대한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비교적 해결이 쉬운 간단한 엔지니어링 문제라고 평가했다.

■위성 발사는 복잡하고 민감함 기술, 잠재적 도전 과제가 나올 수도

다만 위성 발사는 복잡하고 민감함 기술을 필요로 하며 언제든 다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1, 2차 때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설계나, 조립, 디자인 등에서 잠재적 도전 과제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맥도웰 박사는 “특히 경험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성공을 절대 확신할 수 없다”면서 최소 10회에서 30회 정도 발사해 비행 성공률을 높여야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이 축적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현재 북한은 아직 초기로, 매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정도의 단계”라고 진단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31일 군사정찰위성 첫 발사에 도전했다가 실패했고, 8월 24일 2차 시도에 나섰지만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북한 당국은 1차 발사의 실패 원인에 대해 ‘1단계 분리 후 2단계 엔진의 시동 비정상에 따른 추진력 상실’이라고 밝혔고, 2차 때는 ‘3단계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 오류’라고 주장하면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을 세워 10월에 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월 1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뉴스1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월 1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뉴스1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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