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맥주 가격 인상 도화선… 원료값 오른 소주도 '들썩'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05 18:04

수정 2023.10.05 18:04

오비맥주 11일부터 6.9% 올려.. 하이트진로·롯데칠성은 '머뭇'
소주는 출고가 올릴 가능성 커.. 주류사 "수익 악화 더는 못버텨"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맥주가 진열돼 있다. 이달 들어 우윳값이 오른 데 이어 오비맥주는 오는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맥주가 진열돼 있다. 이달 들어 우윳값이 오른 데 이어 오비맥주는 오는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서민이 즐기는 대표적 술인 맥주와 소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비맥주가 맥주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쟁 업체들도 잇따라 인상 기조를 밝힐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소주의 경우 맥주 보다 가격 인상 요인이 많아 연내 혹은 늦어도 내년 초 출고가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먼저 오비맥주는 오는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가정용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카스 500㎖ 캔 제품은 현행 가격을 유지한다.

오비맥주의 국산 맥주 가격 인상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7개월 만으로 오비맥주는 지난 3월 버드와이저, 코로나 등 수입 맥주 가격을 올리면서도 국산 맥주 가격은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오비맥주는 "최근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이 이어져 불가피하게 이 달에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 이후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다른 주류업체도 제품 출고가를 일제히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에도 오비맥주가 국산 맥주 가격을 인상한 직후 하이트진로도 테라, 하이트 등의 맥주 제품 가격을 올렸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맥주 종량세가 전년 대비 30.5원 인상되면서 주류 업체들은 출고가 인상을 검토한 바 있으나 정부의 요청에 가격 인상을 보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하이트진로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0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비 58%의 이익 감소라는 타격을 입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맥주 출고가 인상이 소주 출고가 인상까지 연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주의 원료인 주정 가격이 매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10개 주정 제조회사의 주정 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대한주정판매는 4월 주정 가격을 평균 9.8% 올렸다. 소주업계는 과거 주정 가격이 인상된 후 1~2달 간격을 두고 가격을 인상해왔으나 올해는 맥주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인상을 보류했다.


한편 이번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과 관련해 경쟁 업체들은 "당장 가격 인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비쳤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와 유틸리티, 물류 등 가격 인상 요인은 충분하지만 아직 내부에서 구체적인 검토를 하고 있지는 않다"라며 "물가인상으로 이어질까봐 정부가 고심하는 부분도 이해되지만 업계 관점에서는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역 주류업체들은 매출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라며 "팬데믹 이후 소비 심리가 여전히 잠잠해서 고민되는 부분이 많다"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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