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폭염 지속된 올해 여름, 온열질환자 전년比 80% 급증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06 14:02

수정 2023.10.06 14:02

무더운 여름날씨에 열탈진 등 온열질환자 속출
온열질환자, 더위에 전년 대비 80% 넘게 증가해
사망자도 32명 발생, 2018년 48명에 이어 최대치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8월 15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위에 지쳐 누워있다.뉴스1 제공.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8월 15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위에 지쳐 누워있다.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무더웠던 올해 여름 폭염으로 3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온열질환자는 전년 대비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6일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진행한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결과'를 발표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더웠던 올해 여름, 사망자 32명 발생 "역대 두번째"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는 폭염으로 인한 건강영향을 조기에 인지하고 국민에게 알림으로써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피해 최소화에 기여하기 위해 2011년부터 매년 여름철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전국 약 500여 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 발생을 감시하고 주요 발생 특성 정보를 일별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로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총 2818명으로 전년 1564명 대비 80.2% 증가했다. 사망자는 32명으로 전년 9명 대비 크게 증가했다.

신고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32명으로 남자가 18명, 여자가 14명이었다. 80세 이상 연령층은 16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온열질환은 81.3%가 실외에서 발생했고, 사망자의 추정 사인은 90.6%가 열사병으로 조사되었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8명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경남 6명, 경북, 전북 각각 4명, 충북, 전남 각각 3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폭염으로 인한 일일 사망자 수가 온열질환 감시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지난 2018년 48명에 이어 36명으로 두번째로 많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여름(6~8월)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지속적 영향으로 전국 평균기온은 지난 1973년 기상관측 이후 역대 4위를 기록했다. 여름 전국 평균기온은 24.7℃로 평년(과거 30년) 23.7℃보다 1.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온열질환자의 32.6%(918명)가 8월 초순에 발생했으며, 사망자도 8월 초순에 전체 사망자(32명)의 43.8%(14명)가 집중 발생했다. 2023년 8월 초순 평균 최고기온은 32.4℃로 전년 대비 0.4℃ 높았다.

온열질환자 발생 남자가 대다수, 열탈진 가장 일반적
올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주요 결과로는 남자(2192명, 77.8%)가 여자(626명, 22.2%)보다 많이 발생했고, 연령별로는 50대가 601명(21.3%)으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514명(18.2%), 40대 385명(13.7%), 70대 325명(11.5%) 순으로 나타났으며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체 환자의 29.5%를 차지했다.

인구 10만 명당 신고환자 수 역시 80대 이상 고령층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별로는 열탈진이 1598명(56.7%)으로 가장 많았고, 열사병 493명(17.5%), 열경련 432명(15.3%), 열실신 235명(8.3%)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 676명, 경북 248명, 경남 229명, 서울 217명, 전남 211명 순으로 나타났으며, 인구 10만 명당 신고환자 수는 제주 14.5명, 전북 11.8명, 전남 11.7명, 경북 9.7명, 충북 9.4명 순이었다.

발생장소는 실외가 2243명(79.6%)으로 실내(575명, 20.4%)보다 3.9배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고, 실외 작업장이 913명(32.4%)으로 가장 많았고, 논·밭 395명(14.0%), 길가 286명(10.1%), 실내 작업장 197명(7.0%) 순으로 나타났다.

발생시간으로는 12~17시의 낮 시간대에 49.2%가 발생했으며,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종사자가 591명(21.0%)으로 가장 많았고, 무직 342명(12.1%), 농림어업숙련종사자 247명(8.8%) 순이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질병관리청은 폭염의 건강피해를 신속히 국민에게 알릴 뿐 아니라 폭염에 민감한 어르신, 임신부, 어린이를 대상으로 폭염 시 건강수칙을 안내해 국민의 건강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혹서기 건강수칙을 잘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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