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이스라엘이 자랑하던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뚫리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관계당국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인근 북쪽 지역에 전진 배치한 장사정포 등을 동원해 우리 측 주요 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공격을 벌일 경우 우리도 이스라엘과 비슷한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마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인접한 이스라엘 남부를 비롯해 중부 및 수도 예루살렘 인근 지역 등을 겨냥해 로켓 수천발을 쏘며 선제공격을 가했다. 하마스 측은 "20분간 약 5000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이스라엘 측은 아이언돔의 요격률이 '90% 이상'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하마스의 이번 대규모 공격에선 결과적으로 아이언돔의 한계가 드러났다. 아이언돔의 레이더는 분당 최대 200개의 표적을 탐지·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이번처럼 수천발을 로켓포 공격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선 아이언돔만으론 그 대응에 한계가 있단 것이다.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이번 이스라엘 공격에 사용한 로켓보다 북한이 보유·운용 중인 장사정포가 "훨씬 더 강력하고 동시 공격능력도 앞선다"고 지적한다.
북한은 MDL 이북에 배치해둔 장사정포 등 각종 야포 1000여문를 이용해 시간당 1만6000여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사거리 54㎞의 170㎜ 자주포 6개 대대 200여문과 사거리 60㎞의 240㎜ 방사포(다연장로켓포) 10여개 대대 140여문 등 약 340여 문의 장사정포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직접 타격권으로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 연합전력은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과 중거리지대공미사일 '천궁'(M-SAM),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의 대공 요격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북한이 최대 사거리 800㎞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과 장사정포 등을 다양한 고도로 '섞어 쏘는' 경우엔 "이를 모두 방어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우리 군은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를 서울 등 수도권에 수십기 배치해 유사시 북한의 공격에 대응토록 한다는 계획. 그러나 이 무기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은 앞으로 3년 뒤인 2026년쯤이 될 전망이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장사정포 등을 이용해 실제로 우리 측을 공격해올 경우 초기엔 그 피해를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겠지만, 발사 원점이 식별되면 즉각 응징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우리 군은 전술지대지미사일(KTSSM)과 K-9 자주포 등으로 북한 장사정포 갱도 진지를 무력화하는 등의 대응계획을 수립해놓고 있다. 특히 KTSSM은 2027년 11월까지 개량형 개발, 300㎞ 이상 원거리에서도 북한군의 장사정포 진지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9일 육군 제1보병사단을 찾아 전방지역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면서 "그동안 북한은 우리 정부 집권 2~3년차에 대형 도발을 감행해왔다. 북한이 도발하면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해 적의 추가 도발 의지와 능력을 분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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