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15兆 친환경 투자' HMM의 탄소감축 어디까지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1 06:00

수정 2023.10.11 06:00

국내 최대 선사 HMM, 올 '탄소 감축' 본격화
선대 확장 등 15조 중장기 투자핵심 '친환경'
국내 최초 메탄올 연료 컨테이너선 9척 발주
바이오선박유 연료채운 컨테이너선 시범 운항
삼성중공업과 컨테이너선 탄소포집기술 실증
2021년 컨테이너선 탄소배출 2010년比 58%↓
HMM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차세대 친환경 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은 HMM의 컨테이너선박 함부르크호. HMM 제공.
HMM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차세대 친환경 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은 HMM의 컨테이너선박 함부르크호. HMM 제공.

[파이낸셜뉴스] HMM 등을 중심으로 국내 해운업계가 탄소중립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력한 글로벌 환경규제에 따라 탄소배출 감축은 해운사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가 됐다. 세계 각국을 기항하는 해운업 특성상 국제기준에 맞는 탄소 감축을 실현하지 못하면 선박 운항이 중단될 정도로 환경 이슈 영향이 크다.

친환경 메탄올 컨테이너선 9척 첫 발주


11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차세대 친환경 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HMM 측은 "친환경 연료의 선제적인 도입과 지속적인 탄소 감축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온실가스 규제에 적극 대응하고 화주들의 친환경 수송 요구에 부합하는 그린 서비스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HMM의 친환경 전환 사업은 △차세대 탄소저감 선박 발주 △친환경 연료 도입 △탄소저감 기술 채택 등으로 요약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HMM은 지난 2월 메탄올을 주연료로 하는 9000TEU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 친환경 선박 도입을 본격화했다. HMM이 메탄올 연료 선박을 발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탄올은 벙커C유 등 기존 화석연료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연료다. 황산화물(SOx)은 사실상 배출이 없다. 질소산화물(NOx)은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김경배 HMM 사장은 "친환경선 확보로 탄소중립을 위한 국제사회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겠다"면서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MM은 친환경 바이오선박유를 채운 컨테이너 선박을 국내 처음으로 시범 운항했다. 사진은 HMM의 컨테이너선 타코마호가 지난달 부산 신항부두에서 바이오 선박유를 공급받고 있는 모습. HMM 제공
HMM은 친환경 바이오선박유를 채운 컨테이너 선박을 국내 처음으로 시범 운항했다. 사진은 HMM의 컨테이너선 타코마호가 지난달 부산 신항부두에서 바이오 선박유를 공급받고 있는 모습. HMM 제공


친환경 바이오선박유를 채운 컨테이너 선박도 지난달 시범 운항했다. 국내 처음이다. 바이오선박유는 기존 선박유보다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선박 엔진을 개조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때문에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저감 규제에 대응하는 현실적인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HMM은 싱가포르, 산토스 등을 운항하는 6400TEU급 컨테이너선 타코마호에 GS칼텍스가 생산 공급한 바이오선박유 500t을 채워 운항을 개시했다. 이를 위해 HMM은 GS칼텍스와는 친환경 바이오선박유 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HMM은 GS칼텍스에서 바이오선박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다.

HMM 관계자는 "바이오선박유를 사용할 경우 24%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예상된다"며 "연간 전체 연료의 약 5~10%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사용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선박용 탄소 포집 등 친환경 기술 도입도


친환경 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HMM은 롯데정밀화학과 암모니아 해상 운송 및 암모니아·메탄올 벙커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HMM은 롯데정밀화학이 해외에서 확보한 암모니아의 해상운송을 담당한다. 암모니아 운송 선박 공급 및 선박 운영·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HMM은 탄소 포집시스템 실증 연구도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과 국내 친환경 설비기업 파나시아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컨테이너선박용 탄소 포집시스템 실증 연구다.

선박용 탄소 포집 시스템(OCCS)은 선박 운항 시 발생하는 배기가스 내 이산화탄소를 포집, 배출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이는 IMO 등 국제기구로부터 탄소 감축량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HMM은 10여년 전부터 탄소감축에 많은 노력을 해왔다.

고효율 초대형선을 도입해 저효율 선박 비중을 줄여갔다. 선대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기존 선대는 선체 저항을 줄이기 위해 프리미엄 방오도료를 도입했다. 구상선수(선박의 앞 모양)를 운항선속에 적합한 형태로 변경했다. 항로, 속도, 화물적재 등을 최적화하는 운항 기술도 개선했다.

지난 2020년엔 국내 최초로 선박종합상황실을 구축했다. 선박종합상황실은 실시간 수집되는 선박의 운항 효율을 분석, 개선안을 도출했다.

이어 2021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면서 글로벌 선사 중 두번째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HMM은 2021년 글로벌 선사 중 두번째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엔 1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이 담긴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68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홍콩호가 광양항에서 화물을 싣고 있는 모습. HMM 제공
HMM은 2021년 글로벌 선사 중 두번째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엔 1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이 담긴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68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홍콩호가 광양항에서 화물을 싣고 있는 모습. HMM 제공

HMM의 컨테이너 1TEU 당 탄소배출량 변화. HMM 제공
HMM의 컨테이너 1TEU 당 탄소배출량 변화. HMM 제공


지난해 7월엔 1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이 담긴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HMM 관계자는 "선대 확장과 사업다각화 등 다양한 내용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친환경"이라며 "갈수록 강해지는 환경규제를 준수하는 것을 넘어, 친환경 경쟁력을 키워 글로벌 톱 클래스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것"이라고 했다.

HMM, 최근 10년간 탄소 배출량 절반↓

이런 노력 끝에 HMM은 10년간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성과를 이뤄냈다.

HMM이 운항하는 컨테이너 선박의 TEU당 탄소배출량(2021년 기준)을 2010년 대비 57.7% 감축한 것이다.

HMM에 따르면 컨테이너 1TEU(6미터 길이 컨테이너 1개)를 1km 이동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2010년 기준 68.7g에서 2021년 29.05g으로 57.7% 감축됐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 선복량은 33만7407 TEU에서 75만5209 TEU로 2배 이상 늘어났으나 TEU당 탄소 배출량은 절반 미만으로 줄인 것이다.

또 HMM은 노르웨이 컨테이너운임 분석업체 제네타의 2022년 4분기 탄소배출지수(CEI) 조사 결과 동아시아-미국 서안 구간에서 최우수선사로 선정됐다. 이 구간에서 CEI는 70.2로 15개 선사의 평균치(96.2)보다 27%나 낮았다.
시장 평균보다 높은 적재율을 기록하면서도 탄소 배출은 더 적었다는 의미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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