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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메모리 반도체 시대 끝낸다" SK하이닉스 스페셜티 혁신 선언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0 18:25

수정 2023.10.10 18:25

곽노정 사장, 40주년 사내 대담
내년 양산 HBM3E가 시작점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10일 "그동안 범용 제품으로 인식돼 왔던 메모리 반도체를 고객별 차별화된 스페셜티 제품으로 혁신해 가겠다"고 밝혔다.

곽 사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방영된 '창립 40주년 특별대담'에서 "(범용 제품 중심의) 과거 방식을 벗어나서 고객을 만족시키는 회사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이 같이 진단했다.

그동안 메모리 사업은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기술 개발과 빠른 양산 체제를 갖춰 고객에게 대량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였다. 최근 메모리 솔루션 분야가 발전하면서 일부 영역에서 고객 맞춤형 기술 개발을 했지만, 산업의 주류는 여전히 범용 제품 중심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등장하면서 AI의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의 AI 서비스는 회사별로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객마다 자사가 목표로 하는 AI서비스의 형태가 다양해짐에 따라 AI 학습을 진행하는 방식도 제각각 달라져 회사마다 필요로 하는 메모리의 스펙도 다변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곽 사장은 내년 양산 예정인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인 'HBM3E' 이후 초기 단계부터 AI 사업을 하는 고객과 긴밀한 협업 속에 메모리 스펙을 구성해야 하고, 설계 및 생산 방식은 물론 마케팅 등 산업 전반에 큰 변화가 수반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메모리는 계속해서 고객의 요구에 맞춰 차별화돼야 하고, 이것이 우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스페셜티를 먼저 파악해야 하며, 이러한 변화가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이천·청주 사업장과 함께 2027년 SK하이닉스의 용인 클러스터 첫 번째 팹(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세계적인 반도체 메카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3개 지역을 삼각축으로 지역별 생산 최적화 체제를 갖추면서 사업 효율성을 높여 가겠다는 것이다.


곽 사장은 "메모리 자체에 연산 기능을 넣는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 같은 제품들이 고도화되면서 향후 퀀텀 컴퓨팅 쪽으로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이를 얼마나 성숙하게 리드해갈 수 있는지가 미래를 결정짓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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