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물리치료 효과 "스바라시이"… K슈즈, 日서 유니콘 희망 봤다 [日 진출 노리는 韓 신발 스타트업]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1 18:21

수정 2023.10.11 18:21

[현장르포] 日최대 패션무역 박람회 '패션월드도쿄' 홀린 부산기업
회전운동 신발 선보인 '슈넥스', 까다로운 바이어 눈길 사로잡아
정확한 사이즈 추천 '먼슬리슈즈', 체중별 충격 완화 '워라이즈' 등 노동집약 벗어나 "이젠 기술기업"
지난 10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일본 최대 패션 무역 전시회인 '패션 월드 도쿄'가 개최됐다. 전시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회전 신발 브랜드 슈넥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지난 10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일본 최대 패션 무역 전시회인 '패션 월드 도쿄'가 개최됐다. 전시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회전 신발 브랜드 슈넥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박소연 기자】 "스바라시이~ 유니크데스네(신기하고 특이하네요)."

지난 10일 일본 최대 패션 무역전시회인 패션월드도쿄(FaW TOKYO)가 열리고 있는 일본 도쿄 빅사이트 이스트홀. 10㎡ 남짓한 한국 기업의 부스 앞에 일본의 내로라하는 바이어들이 모였다.

"이 신발을 신고 몸을 비틀듯이 걸으면 몸의 균형이 금방 잡힙니다.
" 최해욱 슈넥스 대표가 특허받은 회전운동 신발 '11S슈즈'를 직접 신고 걸어 다니면서 이같이 소개하자 바이어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 시즈오카현 소재 신발기업 다이마쓰에서 왔다고 소개한 한 매니저는 "회전운동 기구가 신발 아래로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1950년 설립된 다이마쓰는 60년 이상 자체 브랜드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취급하고 있는 신발회사다.

일본 유명 스포츠 브랜드인 '알펜그룹'의 바이어들은 "우리 로고를 부착해 OEM으로 제작해 일본에서 판매할 수 있나"라며 적극적으로 물었다. 알펜그룹은 스포츠 유통매장과 골프 전문매장, 아웃도어 전문 매장을 보유한 일본 최대 스포츠 유통채널이다.

■"신발은 기술기업"

부산에 기반을 둔 신발 스타트업들이 환골탈태하고 있다. 더 이상 노동집약산업이 아닌 기술기업으로 인정받으려는 노력이다.

부산은 한국의 신발산업의 본고장이다. 신발산업이 정점에 오른 1970년대 부산 지역 신발산업의 고용인구는 5만명이 넘었다. 이후엔 인건비 문제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주도권을 넘겨줬지만, 아직도 부산엔 우리나라 전국 신발산업 종사자의 절반(48%)이 모여있다.

부산시와 부산 테크노파크는 기술기업으로 변신을 도모하고 있는 이들 신발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패션월드도쿄에 한국 공동관을 꾸렸다. 총 8개 업체가 선정됐다.

슈넥스는 '운동기구를 품은 신발'로 참가했다. 공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허리돌리기 기구'를 양쪽 발밑에 붙인 형태의 기능화다.

최 대표는 이 회전운동 신발을 '제7의 관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발목에 수직으로 영향을 주는 중력을 회전판으로 흡수·분산시킬 수 있다"며 "척추협착증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본에 공식적으로 진출도 하기 전에 일본 간호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 대표는 "고령화사회인 일본엔 50대 간호사가 많다. 간호사들이 하루에 7~8㎞는 족히 걷는데 허리에 무리가 가서 물리치료도 따로 받을 정도였다고 하더라"라면서 "'11S슈즈'를 신은 한 간호사로부터 통증이 나아졌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일본에서 입소문을 타고 회전운동 신발에 대한 수요가 생겼다"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1세대 쇼핑호스트 출신 김태승 백세로TV 대표는 "'슈넥스 회전신발'은 신발이 아니라 운동기구"라며 "이번 박람회가 슈넥스가 유니콘으로 도약하는 매출 성장의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IT와 신발 결합도 눈길

'신발을 굽는다'는 뜻을 담은 브랜드 베이크솔을 전개 중인 먼슬리슈즈는 신발에 IT기술을 접목해 정확한 발 측정을 내세웠다. 발 측정기계를 통해 정확한 사이즈를 측정하면 발 사이즈와 제일 가까운 신발을 추천해준다.

먼슬리슈즈 이제한 대표는 "실크와 삼베를 소재로 한 신발을 생산해 실크의 부드러운 감촉과 삼베의 통풍성이라는 장점을 신발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간호사 출신 대표가 만든 신발 스타트업 뽀너스는 간호화로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 2017년 출시 후 현재까지 기업 납품 1만건 이상, 온라인 누적 판매량 10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현재는 의류와 용품까지 품목을 확대해 일본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스타트업은 아니지만 역시 한국 공동관에 참가한 인솔 전문기업 한신코리아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1998년 회사 설립 이후 기능성 인솔 전문업체로서 등산화, 골프화, 안전화, 스포츠화, 캐주얼화 등 다양한 카테고리별 인솔을 생산하고 있다. 박정식 대표는 "발의 아치는 개개인이 모두 다른 높이를 갖고 있다"며 "개인맞춤형 인솔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프링 운동화 업체 워라이즈는 사이즈별 평균 체중에 맞는 스프링을 접목했다. 쿠션보다 훨씬 더 견고한 스프링을 통해 보행 시 신체가 받는 충격을 완화시키는 원리다.
이를 통해 허리나 관절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 워라이즈 관계자는 "일본 진출을 통해 해외 시장을 더욱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k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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