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22년 만에 기촉법 일몰… 금융권 자율협약으로 급한 불 끈다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5 18:38

수정 2023.10.15 19:59

구조조정 기업 정상화 차질
금융위 "재입법 협조할 것"
법인회생 지원하는 제도 다양
법원 "추가연장 불필요" 이견
22년 만에 기촉법 일몰… 금융권 자율협약으로 급한 불 끈다
은행권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 이하를 받은 부실징후기업에 신속한 워크아웃을 지원하는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이 15일부로 효력을 잃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기 어려운 한계기업이 지난해 전체 기업의 15.5%에 달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연착륙 지원을 위해 법제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입법 키를 쥔 국회 정무위는 "금융당국과 법원 간 의견 조율이 선행돼야 한다"며 채권단 침해 논란 등과 관련 양 기관의 이견 해소를 법안 통과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일단 금융당국은 급한 불 끄기 차원에서 채권금융회사와 기업간 자율협약을 통해 기촉법 실효 상황에 대응하기로 했다.

■기촉법 일몰, '자율협약'으로 대응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이하 기촉법)이 5차례 일몰 연장 끝에 이날부로 효력을 상실했다. 9월말 기준 총 32개사가 기촉법상 워크아웃을 진행 중으로 이들 기업에 대해서는 기촉법상 절차가 그대로 진행된다.


기촉법은 대기업 연쇄 부도가 났던 외환위기 당시 획일적인 회생·파산 대신 시장에 의한 기업 재도약 지원을 위해 2001년 한시법으로 제정됐다. 5차례 일몰 연장을 거쳐 22년간 유지되다가 이번 회기에는 법원과 금융위 간 의견차로 정무위 소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과 비은행이 모두 참여하는 기업구조조정 운영협약을 통해 기촉법 일몰에 대응할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은행권 협약 범위를 전체 금융권으로 확대하기 위해 금융권 협의를 거쳐 마련한 '채권금융기관 구조조정 협약'이 이달 중 발효될 수 있도록 각 금융회사가 적극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2018년 7월 기촉법이 실효됐을 때에도 금융위는 비은행권까지 참여하는 기업구조조정 운영협약을 통해 대응했었다. 아울러 금융위는 기촉법 재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기업들이 보다 다양하고 실효적인 정상화 수단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촉법 재입법을 위해 국회와 보다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무위 "법원-금융위 조율하라"

정무위에서도 여당 윤창현 의원, 야당 김종민 의원이 기촉법을 각각 2027년말, 2028년 10월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지난 7월 소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법원행정처와 금융당국간 의견차이가 분명해서다. 법원행정처는 지난 7월 4일 소위에서 "기촉법은 여전히 재산권 행사·평등권 침해의 이슈가 있다"라며 "채무자회생법이 만들어지고 나서 법원에서도 법인 회생에 대해 여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 위기에 처한 기업이 신속하게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인회생 제도가 이미 법원 주도하에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기촉법 추가 연장은 불필요하다는 취지다.

반면 금융위에서는 기업 구조조정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채권-채무단 자율협약을 제도적으로 보호하는 차원에서 기촉법이 필요하다고 봤다. 금융위 관계자는 "채권금융기관이 기업 워크아웃 신청을 자율적으로 하도록 돼 있고 반대하는 채권자가 있으면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등 이탈이 가능하다"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더군다나 기촉법 연장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정무위에서는 여야 모두 법원과 금융당국간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원에서는 위헌 소지가 있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위와 법원이 양해각서(MOU)를 맺는 등 양자간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환경수사권 조정, 전속고발권 사례 등 부처간 업무조정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소위에서 "기촉법 워크아웃 제도가 법원의 회생제도와 보완적으로 갈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며 "금융위의 보완적 장치 마련을 부대의견으로 달고 빠르게 논의를 진행하자"고 했다.
정무위에서는 기촉법 상시화 필요성 등과 관련해 공청회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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