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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트럼프 늙고 식상해"… 떠오르는 제3후보 [글로벌 리포트]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5 19:28

수정 2023.10.15 20:13

영킨, 트럼프 대안으로 급부상... 중도성향에 공화당 큰손들도 지지
케네디 2세, 민주당 탈당후 도전...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서도 호감
웨스트도 민주당 경계대상에 대선 출마땐 바이든표 잠식 우려
"바이든·트럼프 늙고 식상해"… 떠오르는 제3후보 [글로벌 리포트]

美유권자 절반 이상 "내년 대선 다른 선택"

지난 4월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거론돼왔던 주지사 2명이 잇따라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해 주목을 끌었다. 현재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율 2위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가 이틀 간격으로 방한해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재계 인사를 만나고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각각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플로리다주와 버지니아주 출신 미군 전사자명비에 헌화하는 바쁜 일정을 보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1개월뒤 내년 미국 대선 출마를 발표했다. 1년여 남은 내년 미국 대선이 2020년처럼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 유권자들은 현재의 민주와 공화 양당 체계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으며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 고령인 점에 제3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영킨, 美 언론서 다크호스로 거론

영킨 주지사는 아직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들이 심심치 않게 잠재 후보로 보도하고 있다.


그는 특히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가운데 다크호스 후보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사모펀드 칼라일그룹 공동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영킨은 지난 2021년 민주당 강세지역인 버지니아주에서 주지사에 당선됐으며 주민들로부터 50%가 넘는 지지율을 얻고 있다.

공화당 지지자들 상당수는 트럼프의 출마가 막힐 것에 대비해 대안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공화당에 기부하는 큰 손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상황에서 승리를 확실히 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며 중도성향의 영킨 주지사를 가장 이상적인 인물로 보기 시작하고 있다.

영킨 주지사는 11월 버지니아 주의회 선거에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겠다고 언급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기념 도서관에서 연설을 하는 등 그의 행보에 대해 더 큰 정치적 야심이 담겨있는 신호로도 해석되고 있다.

전 미국 하원의장을 지낸 뉴트 깅리치는 만약 11월 버지니아 주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이 기대처럼 선전할 경우 영킨 주지사가 대선 도전을 할 것을 촉구했으며 언론 재벌인 루퍼트 머독도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보도됐다.

친민주당 성향의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도 칼럼에서 영킨 주지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11월 주의회 선거의 결과에 따라 그가 상당한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익명의 영킨 고위 측근의 말을 인용해 그가 대선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바 있다. 버지니아주에서 주지사를 연임할 수 없는 것도 임기가 2025년에 끝나는 영킨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11월 주의회 선거를 마친 후 중대 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부친의 못 이룬 꿈 도전, 케네디 2세

1963년 암살된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에드워드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조카이자 1968년 민주당 후보 경선 유세장을 나오다가 팔레스타인인의 총격으로 사망한 로버트 F 케네디 전 미 법무장관의 아들인 로버트 F 케네디 2세는 무소속으로 선친이 이루지 못한 꿈에 도전하고 있다.

케네디 집안은 미국의 정치 명가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이지만 케네디 2세는 민주당의 가치가 자신의 것과 다르다며 지난 9일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9일 민주당 탈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케네디는 미국 독립의 성지인 필라델피아에서 "드디어 우리는 두개 정당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다"고 외쳤다.

케네디는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 등 미국 실리콘밸리콘 기업인들로부터도 정치후원금을 모으고 있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정치경제 교수 닐 마호트라는 케네디가 바이든이나 트럼프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케네디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호감도 받아 퀸어피액 대학교가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8%가 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케네디의 대선 출마에 민주당에서는 그를 주목해왔다. 바이든 진영에서는 케네디의 무소속 출마로 민주당 지지표를 잠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당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또 케네디가 공화당 후보의 표도 빼앗아갈 수 있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

■또다른 무소속 웨스트, 바이든 표 3%p 잠식

케네디에 대한 경계에서 나타났듯이 비록 당선 가능성은 낮지만 민주당이 조심하는 또 다른 제3후보로 무소속인 코넬 웨스트가 있다.

웨스트도 케네디처럼 양당 체계인 미국 정치에 비판적이다.

프린스턴과 하버드대 교수도 지낸 사회운동가 웨스트는 바이든, 트럼프와 3자 가상 대결에서 바이든의 지지표를 3%p 잠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머슨대 설문조사에서는 웨스트가 민주당 기반인 흑인과 라틴계, 35세 이하의 표를 빼앗는 걸로 나왔다.
따라서 득표 경쟁이 치열한 경합주에서 웨스트가 승패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그가 지난달까지 소속됐던 녹색당의 질 스타인 후보는 지난 2016년 대선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지지표를 상당히 빼앗아 오면서 트럼프가 당선하는데 기여했다.


미국 유권자들의 절반이 내년 대선이 다시 바이든과 트럼프의 재대결이 된다면 제3후보를 찍겠다고 밝히고 있어 케네디와 웨스트가 얻는 표에 따라 대선 승자가 좌우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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