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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쌓이는 전기차... 하이브리드는 질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6 18:13

수정 2023.10.16 18:13

WSJ "여전히 비싸 판매량 뚝"
대부분의 다국적 완성차 기업들이 경쟁하는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의 인기가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 이미 살만한 사람들은 다 샀고 잠재적인 소비자들은 너무 비싸다며 주저하는 가운데 오히려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이하 현지시간)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 내 순수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이 점차 낮아지면서 제조사마다 재고가 쌓인다고 전했다. 신문은 올해 1~9월 판매량이 51% 증가하긴 했지만 전년도에 비하면 그 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자동차 컨설팅업체 모터인텔리전스는 지난 7월 발표에서 올해 1~6월에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차가 50% 증가한 55만7330대라고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판매 증가율(71%)이나 지난해 전체 증가율(65%)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미 포드의 존 롤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컨퍼런스에서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이 기대했던 것만큼 가속되지 않았다"며 "다소 평평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시장조사업체 JD파워에 의하면 올해 미 신차 판매량 가운데 전기차 비율은 1·4분기에 7.6%, 2·4분기에 8.3%, 3·4분기에 8.6%를 나타내며 정체된 모습이다.


WSJ는 자동차 중개인과 제조사 임원들을 인용해 전기차를 기대하는 소비자들은 이미 다 샀다며 이제 업계에서는 구입 여부를 고민하는 소비자 집단을 다뤄야 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아직까지 많은 소비자들이 너무 비싼 가격과 주행거리 및 충전 문제로 전기차를 꺼린다고 분석했다.

미 자동차 중개 기업 콕스오토모티브에 의하면 미국 내 평균 전기차 가격은 지난 1월 기준 5만8725달러(약 7950만원)에서 지난달 5만683달러(약 6861만원)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같은 기간 내연기관 자동차 평균 가격은 4만9468달러(약 6696만원)에서 4만7899달러(약 6484만원)로 떨어졌다.

한편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올해 들어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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