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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항체의약품 개발 전문기업 에이프로젠은 강력한 암혈관 촉진인자 억제물질 ‘VEEP’를 개발해 자사의 다중수용체, 이중항체 기술을 활용한 복수의 치료제 개발에 적용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에이프로젠의 VEEP는 계열사 아이벤트러스를 지원해 개발하고 미국, 호주, 일본, 캐나다 등에서 특허권을 취득하는 등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한 물질이다. 해당 물질은 대표적인 광범위 항암제로 알려진 아바스틴의 핵심 성분인 '베바시주맙(vebacizumab)'보다 암혈관 촉진인자에 붙는 결합력이 약 2만배 높다. 또 암혈관 촉진인자 수용체들에 비해서도 수백배 이상 높은 결합력을 가진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은 폴리펩타이드에 비해 크기가 큰 천연 수용체나 항체가 타겟에 대한 결합력이 월등히 높은 것을 감안하면 크기가 작은 VEEP 단백질이 이정도 높은 결합력을 갖는다는 것은 놀라운 결과”라며 “암혈관 촉진인자에 대한 결합력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암 주변에 존재하는 암혈관 촉진인자를 훨씬 잘 제거할 수 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에이프로젠은 VEEP를 고안하기에 앞서 신생혈관 촉진인자 결합 수용체 브이지에프알원(VEGFR1)과 신경세포 수용체 뉴로필린원(NRP1)이 생체 내에서 서로 엉겨붙어 하나의 수용체처럼 작용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후 이들이 엉겨붙어 있을 때 브이지에프알원의 IgG2 도메인과 뉴로필린원의 b1 도메인이 서로 밀접하게 위치하고 있음을 X선 단백질 결정구조에서 발견했다. IgG2 도메인과 b1 도메인만 분리해 연결함으로써 크기가 매우 작은 하이브리드 수용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VEEP는 단백질 크기가 비교적 작지만 크기가 훨씬 큰 브이지에프알원 수용체나 뉴로필린원 수용체, 또는 광범위 항암항체로 알려진 베바시주맙 항체보다 훨씬 강력하게 암혈관 촉진인자 'VEGF'에 결합했다.
회사 관계자는 “VEGF에 대한 결합력을 나타내는 Kd값(해리상수, 값이 작을수록 결합력이 크다)이 브이지에프알원 수용체는 33pM, 뉴로필린원 수용체는 312pM, 베바시주맙 항체는 1000pM인 반면에 VEEP은 0.05pM이다”며 “VEEP가 아바스틴 원료인 베바시주맙보다 VEGF에 무려 2만배 이상 잘 결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프로젠은 현재 VEEP를 항암제뿐만 아니라 이상 혈관성장이 문제가 되는 망막질환 치료제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중 또는 삼중수용체나 다중항체 등을 만들면 물질이 점점 커지는 문제점이 있는데 VEEP는 크기도 작고 물성도 좋아서 다중수용체나 다중항체로 개발하는 데 큰 장점이 있다”며 “보다 더 한 번에 여러 타겟을 억제하고자 하는 황반변성이나 당뇨병성 망막질환 등의 치료제 개발 트렌드에서 이러한 VEEP의 특성은 자사의 또다른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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