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의사형들, 꿀 빨았잖아? 증원 맛좀 보라구”...변호사 글에 '공감' 1000개 달렸다

박상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8 06:45

수정 2023.10.18 06:45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를 앞두고 의료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fnDB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를 앞두고 의료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fnDB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2025년도 대학입시부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대폭 확대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한 변호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와 관련한 익명의 글을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증원이후 소득 줄었다는 변호사 "법률상담 염가 가능"

자신의 직장을 인증한 변호사 A씨는 17일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의사 형들 증원 맛 좀 봐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그는 우리(변호사) 배출정원 1000명에서 1700명으로 증원된 지 12년 됐다“며 ”이제 금전적으로는 상위권 대기업 사무직이랑 별 차이 안날 만큼 먹고 살기 팍팍해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A씨는 ”그런데 법률서비스 접근성은 어마어마하게 좋아져서 이제 간단한 법률상담이나 소송위임은 염가에 가능하다‘며 “중견이나 중소기업도 사내변호사를 뽑는 시대가 됐다”고 짚었다.


변호사 A씨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린 글. /사진=블라인드
변호사 A씨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린 글. /사진=블라인드
"전문직 증원은 무조건 수요자들의 이득"

A씨는 “사법고시 시절이랑 법률 서비스 차이가 많이 나는가 하면 그건 전혀 아닌 것 같다”며 “사법고시 아저씨 변호사 중에서도 기본적 법리도 이해 못하고 서면 엉망으로 쓰는 사람이 수두룩하고, 변호사 시험 출신 중에서도 똑똑한 애들은 진짜 똑똑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문직 증원이라는 건, 아예 그 직업의 하방을 삭제해버리는 파멸적인 수준이 아닌 이상 무조건 서비스 수요자에게 이득이라고 본다”며 “(의사들) 그동안 꿀 많이 빨았잖아? 한잔 해”라고 적었다.

’꿀 빨다‘라는 표현은 달콤한 꿀을 먹는 것처럼 일이나 생활 따위를 매우 쉽게 한다는 의미가 담긴 신조어다.

그러면서 A씨는 “중범죄자 (의사) 면허 박탈은 도대체 왜 안 되는 거냐. 우리 변호사는 음주 단속에만 걸려도 변호사협회에서 자격 정지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누리꾼 댓글 1200개로 뜨거운 응답

해당 글에는 1000개에 달하는 공감과 1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많은 누리꾼들의 반응을 얻었다.

해당 글을 접한 한 약사는 “약사도 1200명에서 2000명으로 증원됐는데 심야 약국 증가, 일반 약 가격 상승 억제 등 (이득이) 소비자한테 돌아갔다”고 댓글을 달았다.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해서는 “그놈의 건강보험료 타령하는데 건강보험료 지급 항목 수정하면 되는 거고 결국 비급여 항목 가격 인하, 친절도 상승, 지방 접근성 향상 등 이득이 더 크다”고 첨언했다.

한편 의대 정원 확대 방안 검토를 두고 의료계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17일 오후 서울 용산 의협 회관에서 열린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에서 “정부가 의대 증원 방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할 경우 14만 의사와 2만 의대생은 모든 수단을 동원한 강력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며 “2020년 파업 때보다 더 큰 불행한 사태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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