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보선참패 후폭풍에 분당 위기까지 치닫는 정의당

김해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9 06:00

수정 2023.10.19 06:00

‘이정미 사퇴’ 놓고 평행선 달리는 정의당…긴장 고조
강서 보선 참담한 실패에 책임론 불거졌지만
선 그은 지도부…“국힘보다 무책임” 주장도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1%대 득표 참사’로 촉발된 정의당 내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도부가 총사퇴 요구에 선을 긋자 당내 일부가 이를 압박하는 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면서다.

이정미 지도부 총사퇴 불가피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대안신당 당원모임 공동운영위원장)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2024년 총선 전망과 정의당의 길’ 토론회에서 “늘 해 왔던 것처럼 관성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새로운 정치 질서 재편도, 전면적인 노선 전환도 기대할 수 없다”며 “이정미 지도부 총사퇴가 불가피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4451표(1.83%)를 받는 데 그쳤다.
이를 두고 대안신당 모임 등 당내 일부 세력은 지난 1년간 추진한 이정미 지도부 재창당 노선의 한계와 실패를 확인한 것이라며 엄중하고 냉혹한 평가에 지도부가 정치적인 책임을 분명하게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도부는 현 체제를 다음 달 19일 재창당 당대회까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사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대안신당 모임은 ‘지역위원장 비상회의’ 등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류호정·장혜영 의원 등이 주도하는 정치 유니온 ‘세번째권력’도 거듭 이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류 의원은 이날 공개된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보궐선거 패배로 이렇게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것이 분명히 확인됐다”며 “이정미 지도부의 ‘자강 노선’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류 의원은 “지도부가 사퇴하지 않으면 대안신당 모임과 공동행동에 나서는 걸 고려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배 전 부대표는 해당 발언에 대해 사전에 논의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안신당 모임 고문 격을 맡은 박원석 전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이정미 지도부가) 국민의힘보다 더 무책임하다”는 류 의원 발언은 극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기득권 양당 체제 극복 위해 거대한 우산 아래로
한편 대안신당 모임은 자강·노동·녹색으로 대표되는 이정미 지도부 재창당 방침의 한계가 뚜렷하다며 외연을 확장하는 데 당력이 집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전 부대표는 “물론 진보 노선이 필요하지만 기득권 양당 체제를 극복할 수 있는, 더 확장된 거대한 우산 아래로 집결하는 것이 정의당의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형식상 ‘진보’로 분류되지 않는 세력들과는 일단 선을 그었다.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희망이나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창당준비위원회) 등을 예로 들면서다. 배 전 부대표는 “그들의 방향성 등이 잘 드러나지 않아 고려 대상은 아니다”라며 “향후 변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다시 고려하겠지만 현재는 우선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밝혀야 오해 소지가 없을 듯하다”고 했다.
탈이념·탈진보·정의당 해체를 주장하는 세번째권력 같은 경우에는 한국의희망, 새로운선택 등과 공식적으로 교감하고 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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