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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이스라엘, 미국의 9·11 실수 되풀이 말라"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9 02:04

수정 2023.10.19 02:04

[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벤구리온국제공항에 내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포옹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에 흥분을 가라앉히고 자제하라면서 미국이 2001년 9·11테러 뒤 무모하게 시작했던 아프가니스탄·이라크 20년 전쟁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고 충고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벤구리온국제공항에 내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포옹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에 흥분을 가라앉히고 자제하라면서 미국이 2001년 9·11테러 뒤 무모하게 시작했던 아프가니스탄·이라크 20년 전쟁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고 충고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미국의 9·11테러 대응과 같은 실수를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소탕을 위해 가자지구 지상전을 준비하는 가운데 이같이 충고했다.


더힐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바이든은 텔아비브 연설에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사람들 가운데 하마스는 극히 일부라면서 그들 모두를 적으로 돌리는 실수를 범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도 2001년 9·11테러 뒤 분노에 휩싸여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이라는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이스라엘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미국은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결정으로 아프간·이라크 전쟁을 시작했지만 막대한 인명, 자원 손실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없었다.

이라크는 혼란에 빠져 9·11주범 알카에다보다 더 극단적인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발호했고, 아프간은 다시 탈레반이 집권하며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스라엘도 지난 7일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1000여명이 잔인하게 살해되자 피의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

바이든은 "이들 테러리스트 공격이 벌어진 이후 이스라엘의 9·11이라는 묘사가 나오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스라엘 국가 규모를 감안할 때 이는 9·11 테러가 15개는 몰아닥친 것 같은 충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어 "그 규모는 비록 차이가 있겠지만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그같은 공포로 이스라엘에서 원초적 감정 일부가 표출되고 있다"면서 "충격과 고통, 분노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그러나 "정의가 집행돼야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면서 "분노하지만 여기에 잠식당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9·11 이후 미국은 분노에 휩싸였다"면서 "미국은 정의를 추구하고, 정의를 확보했지만 실수들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전쟁시기의 선택들은 결코 명확하지 않다면서 잠재적 비용을 먼저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역시 고통받고 있다면서 그들의 압도적인 다수는 하마스가 대변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9·11테러 뒤 알카에다를 소탕하기 위해 아프간 전쟁을 일으켰고, 수개월 뒤에는 이라크에서도 전쟁을 시작했다.
20년에 걸쳐 미군 수천명이 희생당했다.

부시 행정부가 시작한 전쟁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도 지속됐고, 당시 바이든은 부통령으로 아프간, 이라크 두 전쟁을 경험했다.
바이든은 대통령이 된 2021년 혼란 속에서 아프간 철군을 감행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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