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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구속 악재 터진 카카오 어쩌나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9 18:18

수정 2023.10.19 18:18

배재현 CIO 경영 공백 불가피
핵심 사업 추진력 약화 우려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 됐다. SM엔터테인먼트(SM)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 조종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CIO)가 결국 구속되면서다. 이에 경영 공백, 기업 신뢰도 하락 등 카카오 공동체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 CIO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신청된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강모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이모씨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따르면 배 CIO 등은 지난 2월 SM 경영권 인수전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특사경은 이들이 SM 주식에 대한 주식 대량 보유 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봤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본인이나 특별관계자가 보유하는 주식의 합계가 발행주식 등의 5% 이상이 되면 이를 5영업일 이내에 금융위원회 등에 보고해야 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외에도 특수관계자 등이 개입해 사실상 5%를 넘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배 대표 구속 이후 카카오 측 변호인은 "혐의 사실 관련해서 법정에서 충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특사경이 지난 13일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카카오 측 법률대리인은 "합법적인 장내 주식 매수였고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며 "하이브나 SM 소액주주 등 어떤 이해 관계자들에게도 피해를 준 바 없음에도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것은 유감"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악재는 카카오 공동체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요 경영진이 구속되면서 카카오의 각종 인수합병(M&A) 및 미래 핵심 사업 추진이 주춤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대표적으로 SM과 시너지가 예상된 글로벌 콘텐츠 사업이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8월 SM과 북미 현지 통합 법인을 출범시켰다. SM의 글로벌 지식재산권(IP)과 제작 역량,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음원 및 음반 유통 네트워크와 멀티 레이블 시스템 등 양사의 핵심역량을 집중해 시너지를 낸다는 목표에서다. 하지만 공동체 투자총괄책임자가 구속된 상황에서 여러 사업들이 추진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아울러 수사의 칼날이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까지 뻗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앞서 특사경은 지난 8월 판교 카카오아지트에 있는 김 센터장의 개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내부 분위기는 무거운 상황이고, 전반적으로 상황 파악을 하고 있다"며 "(경영진의 책임 경영 문제 등에 대해) 성명을 낼 계획은 아직 없지만, 논의는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임수빈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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