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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 관절에만 온다고요? 그냥 두면 콩팥에 돌 생겨요 [Weekend 헬스]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0 04:00

수정 2023.10.20 18:43

몸에 요산 쌓여 생기는 통풍
통풍, 관절에만 온다고요? 그냥 두면 콩팥에 돌 생겨요 [Weekend 헬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표현으로 유명한 통풍(痛風)은 극심한 통증이 대표 증상인 질환이다. 통풍은 연령이 많을수록 발병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잦아진 술자리에 20~40대의 젊은층 환자가 늘고 있다.

19일 국민건강보험공단 '2018~2022년 통풍 환자 건강보험 진료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진료인원은 50만8397명으로 2018년 43만3984명에서 7만4413명(17.1%)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4%였다. 남성은 47만1569명으로 2018년 40만106명 대비 17.9%, 여성은 3만6828명으로 2018년 3만3878명 대비 8.7% 증가했다. 연령대별 진료인원 구성비를 살펴보면 40대가 22.9%(11만6357명)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20.7%(10만5448명), 60대가 17.7%(8만 9894명) 순이었다.


■한번 걸리면 평생가는 통풍, 원인은

통풍은 요산이 과도하게 우리 몸에 축적돼 발생한다.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높아지며 요산염으로 불리는 높은 수치의 물질이 몸 안에 축적되면 바늘 모양 결정체들이 관절 내부와 주위에 형성되고 관절 연골, 힘줄, 주위 조직에 침착돼 통풍이 생기는 것이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재영 전문의는 "통풍은 여러 원인으로 관절염증을 유발, 심한 통증을 동반하고 통풍 결절 침착과 관절 변형이 발생한다"며 "관절 이상 외에도 신장질환과 함께 요산에 의해 콩팥에 돌이 생기는 경우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산 수치는 퓨린이 많은 음식을 먹을수록 높아지는데 대표적으로 맥주가 있다. 술과 고기 중심의 식사가 통풍 원인일 수도 있는데 술, 고기는 함유된 퓨린의 대사 산물이기 때문이다. 퓨린은 분해 과정에서 요산으로 변하고 적정량의 요산은 소변으로 배출되나 고요산혈증은 혈액 중 요산 수치가 과도하게 많은 상태다. 증상이 없어 정기검진을 받지 않으면 요산 수치를 장기간 방치하게 된다.

■엄지발가락에 나타나는 급성통풍발작

통풍의 대표적인 증상은 급성통풍발작이다. 주로 엄지발가락에 증상이 나타나며 엄지발가락 이외에도 족부내측, 발목, 무릎에도 생길 수 있다. 통풍발작이 일어나면 발현 부위가 붉게 부어오르며 매우 심한 열감을 동반할 수 있다.

보통 이러한 발작은 10일 정도 지속되다가 점차 호전되지만 통증이나 증상이 없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합병증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증상이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악화되면 몸 곳곳의 요산덩어리들의 결절이 나타나면서 여러 관절에서 다발적인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영호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통풍이 관절에만 오는 병인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요산 결정체는 관절에만 침착되는 것이 아니라 몸속 어디에나 침착돼 다양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문의는 "초기 통풍 치료를 받지 않으면 결절성 통풍으로 악화돼 몸 속 다양한 곳에 요산 덩어리 결절이 생겨 다발성 관절염 발병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비만은 통풍과 연관이 있고 실제 대부분 통풍 환자는 비만인 사례가 많아 적절한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비만은 고요산혈증을 유발하고 과도한 체중으로 관절 부담을 줘 통풍 발작이 쉽게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통풍환자, 고혈압 발생 비율 50%로 높아

통풍은 처음에는 대개 한 관절만 침범하지만 만성으로 계속 진행되면 양쪽 발가락에 관절통이 생기기도 하고 발등, 발목, 뒤꿈치, 무릎, 팔꿈치, 손목, 손가락 등으로 이동하면서 관절통이 생길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여러 관절에 동시 다발적으로 관절염이 발생되고 지속기간도 길어진다. 주로 동반되는 합병증은 △신장질환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및 동맥경화증 △당뇨병 등이 있다.

통풍에 걸리면 요산이 배설되는 과정에 과다한 요산이 신장에 축적되면서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급성으로도 신장 기능이 나빠질 수 있다. 또 통풍 환자의 10-25%에서는 신장, 요관, 방광에 요산으로 된 요로 결석이 생겨 혈뇨 및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통풍 환자 25~50%에서는 고혈압이 동반되고 고혈압 환자의 2~14%에서는 통풍이 동반된다. 아울러 비만은 통풍과 매우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 비만으로 인해 고요산혈증, 고혈압, 고지혈증 및 동맥경화가 악화될 수 있다.

통풍 환자의 80%에서는 고지혈증이 동반되고 통풍의 원인 물질인 요산이 혈관에도 쌓여서 동맥이 딱딱해진다. 이로 인해 중풍과 심장병이 발생할 수 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지질혈증, 고혈압, 당 대사이상(당뇨병) 등이 동반된 질환으로 이 경우 고요산혈증이 흔히 나타난다.

■만성질환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통풍은 대사질환 같이 만성질환이므로 꾸준한 관리를 통해 치료해야 한다. 통풍 의심 환자는 혈액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하면 주사기로 관절 활액을 뽑아 요산 결정을 검사한다.

급성 통풍 발작의 경우 염증을 가라 앉혀 통증을 경감하는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그러나 약물치료는 증상 완화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 원인을 해결할 수는 없어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요산 수치를 높이는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급성 통풍 발작은 콜히킨,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경구 또는 관절강 내 스테로이드제 등 약물에 의해 효과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만성 통풍은 알로푸리놀, 페북소스타트, 벤즈브로마론 등의 약물을 이용해 고요산혈증을 조절하면서 요산이 조직에 침착되는 것을 예방하고 혈중 요산농도를 정상화 시킬 수 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손창남 교수는 "요산수치를 낮추는 약물을 처방 받았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며 "아플 때만 요산강하제를 먹으면 오히려 통풍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풍을 앓고 있다면 종류에 관계없이 음주는 금물이다. 박민찬 강남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술 섭취는 통풍 발생을 증가시킨다"면서 "주종 중 맥주가 통풍에 가장 안좋고 위스키나 소주와 같은 독주 또한 상당 부분 통풍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설탕을 넣어 단맛을 낸 청량음료를 하루 한 잔 이상 마실 경우 통풍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저가당이나 무당 음료와 같은 다이어트 드링크는 위험을 높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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