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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대응] 변수 많아진 세계 경제... 美 연준 물가 목표 2% 상향 압력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1 04:00

수정 2023.10.21 04:00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뉴욕경제클럽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뉴욕경제클럽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9일(현지시간) 뉴욕경제클럽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미 물가가 여전히 높다며 원하는 수준으로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경제성장과 고용시장의 둔화가 필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성장이 기대 이상으로 빠른 것으로 인해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물가가 연준의 목표인 2%으로 가고 있는지 뚜렷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급격히 상승하면서 한때 전년동기비 9.1%까지 치솟았고 연준은 2%로 끌어내리기 위해 제로(0)였던 금리를 11회에 걸쳐 인상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 7월 인상으로 5.25~5.5%까지 높아졌고 CPI는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8월과 9월 모두 3.7%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물가 목표 2%에 총력을 기울여온 연준은 2026년까지는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자체 전망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통화긴축을 실시한 결과 물가를 2%를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추가 금리 인상과 고금리의 장기화, 어쩌면 경기침체까지 감수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이 같은 대가를 치뤄가면서까지 물가를 끌어내야 하냐는 비판과 함께 상향된 현실적인 목표로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연준은 벤 버냉키 의장 시절인 2012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물가 목표 2%를 결정했다. 이 수준이면 경제 전반적으로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기업과 가계에는 유리한 수준으로 본 것이다.

연준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지나친 인플레이션 뿐만 아니라 경제를 둔화시킬 수 있는 디플레이션 모두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면서 2%를 이상적인 수준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자산운용사 그레이엄 캐피털 웰스 매니지먼트 이사 스테시 그레이엄은 물가 2%는 장기적인 목표여서 단기간으로 실현이 힘들어 현실적이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실시한 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제 여러 부문의 수요가 둔화됐지만 연준이 손을 쓸 수 없는 공급 관련 충격 여파가 커지고 있다.

최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충돌이 확대될 수 있고 미국 자동차 파업 등 여러 변수가 연준의 물가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연준이 물가 목표를 2%에서 더 높일 경우 금리를 계속 인상하거나 높은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필요가 없어져 숨통이 트이고 또 대량 실직이나 가계 부담 증가, 성장 둔화도 심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연준은 파월 의장부터 물가 목표 2% 상향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단호하게 맞서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3월 상원 청문회에서 오늘날 인플레이션은 예상한 것 만큼 상승한다며 “만약 여러분이 인플레이션 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면 실제로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물가가 치솟을 당시 일시적인 것으로 오판하면서 신뢰가 떨어지는 것을 겪은 연준이어서 2%에서 상향하는 것에 신중해지고 있다.

알리안츠의 경제 고문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지난 19일 야후파이낸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연준의 인플레 목표 2%는 달성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입증됐으며 “연준은 스스로 무덤을 파고 들어가면서 통화정책은 불확실해졌다”며 파월 의장도 비판했다.

엘에리안은 연준이 물가 목표를 지나치게 경제 지표에 의존하는 등 과거지향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이전의 연준이 시장과 경제에 보여줬던 명확성과 비전이 결여됐다고 꼬집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경제학과 교수 조슈아 라이언-콜린스는 안정된 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에서는 2%가 통했을지 모르지만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리이나 침공은 기존 모델이 더 이상 유지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오늘날의 인플레이션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수요 감소를 우려하지 말고 앞으로 더 악화될 소지가 있는 공급쪽의 인플레 충격을 막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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