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테슬라의 주가가 급락했다. 3·4분기 부진한 실적과 함께 향후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탓이다. 증권가에서도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며 테슬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30% 급락한 220.1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테슬라의 주가가 종가 기준 220달러선을 밑돈 건 지난 8월 18일(215.49달러)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3·4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테슬라의 3·4분기 일반회계기준 순이익은 18억5300만달러(한화 약 2조51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2% 감소한 1억8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영업이익률은 7.6%로 전년 동기(17.2%) 대비 반 토막 수준에 불과했다.
가격 인하로 인한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공장 설비 조정 등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진단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4분기 테슬라의 물량 증가는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ASP가 가격 인하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18% 하락하며 수익성을 훼손했다”며 “3·4분기 생산량도 43만대를 기록하며 직전 분기 대비 10%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 등 향후 판매량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도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이다. 일론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전기차 수요가 계속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폭풍이 몰아치는 경제 조건 속에서는 아무리 잘해도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 있다”며 “사람들은 경제에 불확실성이 있다면 새 차를 사는 것을 주저하며, 새 차를 사는 것이 마음속의 우선순위가 아니게 될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향후 판매량 둔화와 시장전망치(컨센서스) 하향 조정 가능성, 고금리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단기 주가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339달러에서 6% 감소한 32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4·4분기와 내년도 시장전망치(컨센서스)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고, 사이버 트럭, 멕시코 공장 등 모멘텀이 소강상태에 들어가면서 단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높아진 금리 상황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11월 사이버트럭 출시, 내년 완전자율주행(FSD) 상용화 기대감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테슬라는 앞서 11월 30일부터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이 인도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연구원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력이 상당 수준 발전한 가운데 연산 능력이 크게 개선되면 내년도 하반기로 가면서 고객들의 자율주행 옵션 채택률이 상승할 수 있다”며 ”자율주행 기술의 라이선스 판매 가능성도 높아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가치 상승 여력이 여전히 높다“고 전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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