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2000원대 우유·1000원대 원두커피...편의점, PB 상품으로 소비자 유혹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3 10:29

수정 2023.10.23 10:29

[파이낸셜뉴스]
/사진=CU
/사진=CU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편의점 업계가 초저가를 앞세운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원윳값 인상에 따른 '밀크플레이션' 속에서도 1리터에 2000원대 흰 우유와 저가형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저렴한 1000원대 갓 내린 즉석 원두커피 등이 대표적으로 이른바 미끼상품들이다. 업계는 엇비슷한 상품 구색 속에서도 저마다의 특색을 내세워 만든 차별화된 PB 상품 출시 경쟁도 치열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가 2021년 선보인 '헤이루(HEYROO) 득템 시리즈'는 김치, 라면, 계란, 티슈 등 잘 팔리는 각종 생필품과 먹거리를 초저가로 선보이는 PB다. 고객들이 많이 찾는 상품 위주로 출시되면서 월평균 100만개씩 팔려 나갈 정도로 인기다. 지난 8월 누적 판매량만 2000만개를 돌파하면서 마트 못지않은 '장보기 상품' 구색도 갖춰 나가고 있다.
올해 5월에는 시중가 대비 30~40% 저렴한 각종 채소를, 7월부터는 손질 갈치살과 고등어살 등 냉동 생선도 내놨다. 이달 초 원윳값 인상에 제조사 브랜드(NB)들이 일제히 우윳값을 올린 와중에도 헤이루 흰 우유는 1L 2500원으로 이전과 동일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초저가 상품 전략으로 내놓는 PB 상품은 상품과 견줘 마진율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저렴한 가격에 잘 팔리면서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CU의 득템시리즈의 올해 1~9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5.6% 늘었다. CU 관계자는 "PB 우유가 저렴한 가격에 잘 팔리는 등 매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초저가 전략이 잘 통하는 또 다른 상품은 컵 커피다. '편의점 컵 커피의 원조' 세븐일레븐의 PB 세븐카페는 2015년 첫선을 보인 원두커피 브랜드다. 1000원대에 드립 방식으로 추출한 원두커피를 편의점에서 맛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하는 등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 커피를 애용하는 '편커족'을 위한 구독권도 인기다. 구독권을 이용하면 최대 단돈 600원에 원두커피를 맛볼 수 있다.

다른 편의점에는 없는 특색 강한 상품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기도 한다. GS25가 지난 5월 출시한 팔도점보도시락은 기존 팔도도시락 대비 8.5배 많은 양으로 한눈에 보기에도 어마어마한 양을 자랑하는 컵라면이다. 초대형 크기로 화제가 되며 3일 만에 초도물량으로 준비한 5만개가 전부 팔렸고, SNS상에서 '먹방템'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며 여전히 입고 즉시 동나는 용기면 전체 매출 1위에 오른 상품이다.
마라, 미역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이색 라면 인기에 힘입어 이마트24가 출시한 '아임e 진한 돈사골 새우라면' 역시 그간 편의점 라면에서 보기 어려웠던 재료를 활용한 차별화 상품이다.

PB 상품이 편의점의 경쟁력이 되면서 상품 출시 경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잘 만든 PB 상품 하나는 '제일 먼저 눈에 띄는 편의점', '가장 가까운 편의점'을 제치고 특정 편의점으로 발길을 이끌게 하는 요인"이라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PB 상품들이 편의점에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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