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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깡·덕후투어…스타 못지 않은 인기 '덕질 브이로그'

뉴시스

입력 2023.10.22 09:10

수정 2023.10.22 09:10

팬 활동 영상으로 기록해 공유하는 '덕질 브이로그' 앨범깡·덕후투어·콘서트 방문기·팬 사인회 후기까지 "팬 대다수가 '디지털 네이티브'… 진솔한 일상 나눠" "덕질 브이로그로 깊은 소속감… 팬들간 소통 형성해"
최근 유튜브상에서는 다양한 아이돌 팬들이 자신의 덕질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덕질 브이로그'가 인기를 얻고 있다.(사진=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유튜브상에서는 다양한 아이돌 팬들이 자신의 덕질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덕질 브이로그'가 인기를 얻고 있다.(사진=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세림 리포터 = 특정 사람이나 분야에 강하게 몰두해 파고드는 것을 의미하는 '덕질'.

대개 일본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일본 문화를 좋아하고 소비하는 사람을 지칭하던 '오덕후'에서 파생된 단어인 '덕질'은 사회 전반으로 퍼지며 어떤 것을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행위를 칭하는 말로 활용되고 있다.

더불어 SNS 등 플랫폼의 발전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는 단순히 홀로 덕질을 즐길 뿐 아니라 팬 활동을 영상으로 기록해 타인과 함께 즐기는 새로운 팬 문화를 형성했다.

최근 유튜브상에서는 아이돌 팬들의 '덕질 브이로그'가 인기를 얻고 있다.

NCT 팬(시즈니)의 '시즈니로그', 세븐틴 팬(캐럿)의 '캐럿로그', 더보이즈 팬(더비)의 '더비로그', 스트레이키즈 팬(스테이)의 '스테이로그' 등 다양한 팬덤이 자신의 덕질 일상을 기록한다.


이들은 콘서트 브이로그, 아이돌 앨범을 구입해 무작위로 들어있는 포토카드를 뽑는 '앨범깡', 굿즈 언박싱, 멤버와 관련 있는 장소, 생일카페 등을 방문하는 '덕후 투어', 영상통화 팬 사인회 후기 등의 영상으로 브이로그를 제작한다.

BTS의 팬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안구정화티비'는 대표적인 덕질 브이로그 채널이다.

2016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안구정화티비는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티켓팅부터 방문 과정, 멤버들이 방문했거나 연관이 있는 장소를 방문하는 덕후투어, 앨범을 활용한 DIY 등 콘텐츠를 올리며 현재 무려 14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했다.

'방탄소년단 Boy With Luv 오르골 만들기' 영상의 경우 1035만 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특이점은 해당 영상에 달린 댓글 대다수가 외국인 팬들의 댓글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덕질 브이로그들은 해외 팬들에게 한국 문화를 전파하고 알려주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덕질 브이로그들은 왜 등장하고 주목받을까.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김영재 교수는 아이돌 팬 대다수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는 것에 집중했다.

김영재 교수는 "디지털 미디어와 함께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는 디지털 연결에 있어서 '진솔함'을 중요한 가치로 중시하며, 소소하고 진솔한 일상을 나누는 브이로그는 코로나19 이후 고립된 인간이 자신들의 일상을 나누고 싶은 소통 욕구 강화로 더욱 인기를 얻었다"며 "그중에서도 덕질 브이로그는 덕질하는 일상을 공유해 팬덤에 속한 타인들과 소통을 강화하면서 소통 욕구, 정보 욕구 및 자기 정체성 욕구를 만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사이버대 1인방송크리에이터전문학과 김환 교수 또한 "현대 사회는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의 확산으로 개인이 콘텐츠를 자유롭게 생성하고 공유하는 환경이 조성됐고, 그중에서도, 연예인에 대한 관심과 팬 문화가 덕질 브이로그라는 새로운 형식을 통해 표현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덕질 브이로그는 "팬들이 연예인에 대한 자신의 열정과 사랑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며 다른 팬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덕질 브이로그는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며 더욱 깊은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 해 팬들 간의 커뮤니티 형성을 촉진한다.

이런 브이로그의 인기는 연관 상품의 판매나 광고 수익과 같은 경제적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한류의 확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한 덕질 과몰입과 커뮤니티 안에서의 과시 현상으로 인한 과도한 소비 유도, 연예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소소한 일상을 진솔하게 나눈다'는 덕질 브이로그 본래의 가치가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앞으로 덕질 브이로그는 팬덤 문화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 입을 모아 말했다.

김영재 교수는 "진솔한 일상으로 소통하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연결 방식은 코로나19 이후의 디지털 뉴노멀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소수의 충성 팬들을 중심으로 하는 팬덤 문화는 계속 성장할 것이고, K-POP 팬덤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대표적인 팬덤 문화, 팬덤 경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연예기획사의 가이드라인에 따르지 않고, 팬들 스스로 진솔한 일상을 나눈다는 점에서 팬덤 문화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김환 교수 또한 "덕질 브이로그는 계속해서 다양한 형태와 스타일로 진화하며, 해외 팬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언어의 브이로그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항상 팬과 연예인, 그리고 사회 전반의 관계와 책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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