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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본 "소 럼피스킨병 추가 발생 우려…엄중한 상황"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2 14:37

수정 2023.10.22 14:55

사흘 만에 확진 사례 10건으로
의심 신고 이어져 확진 더 나올 듯
일시 이동 중지 명령 48시간 연장
백신 170만 마리분 추가 도입 추진
정황근 "감염 소는 살처분.. 판매안돼"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영상 캡처]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영상 캡처]

[파이낸셜뉴스]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확인된 지난 20일 이후 사흘 만에 확진 사례가 10건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추가 발생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황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장(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2일 방역상황 점검회의에서 "서해안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추가 발생이 우려된다"면서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충남 서산시의 한 한우농장에서 국내 첫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확인 이후 이날까지 충남 경기 등에서 10건이 발생했다.

전날 최초 발생 농가 인근의 젖소농장과 충남 당진시 신평면의 한우농장, 경기 평택시 청북읍의 젖소농장에서 추가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이날 오전에는 충남 서산시 부석면의 농장 세 곳과 태안군 이원면의 한우농장 한 곳, 경기 김포시 하성면과 평택시 포승읍 소재 젖소농장 확진 등 모두 6건의 사례가 확인됐다.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는 긴급행동지침(SOP) 등에 따라 살처분했다.

중수본은 앞서 위기 경보를 최고 수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의심 신고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확진 사례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

중수본은 경기 충남권 축산시설 종사자와 차량 등에 대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48시간 연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충남 소재 농장의 소 2만여 마리, 경기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 3만3000여마리에 대해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될 때 까지 약 3주간 방역도 강화하기로 했다.

중수본은 지난해 백신 54만 마리분을 도입한 데 이어 경기, 충남권 등의 소에 접종할 백신 170만 마리분을 11월 초에 추가로 도입하기 위해 재정당국과 협의 중이다.

럼피스킨병(LSD, Lumpy Skin Disease)'은 소에게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모기, 파리, 진드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전파되는 신종 피부병이다.

감염되면 고열과 피부 결절(단단한 혹)이 나타난다. 폐사율은 10%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병에 걸린 소는 우유 생산량이 급격히 줄고, 유산이나 불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럼피스킨병 발생 시 농장의 경제적 피해가 커 국내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정 장관은 "럼피스킨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으므로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고, 한마리 만 발생해도 농장의 모든 소를 살처분하기 때문에 푸드 시스템에 들어갈 가능성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축산물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으나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농가에는 "흡혈 곤충 방제를 철저히 하고 임상 증상이 발견되면 신속히 신고하는 한편, 방역대 농가는 긴급 백신 접종에 협조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중수본은 이날 회의에서 행정안전부에 방역지원, 방제약품 등을 구입하기 위한 특별교부세 지원을, 질병관리청에는 곤충 방제 기술 지원을 각각 요청했다.

한편, 럼피스킨병은 지난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생한 질병으로 2013년 동유럽, 러시아 등에 이어 최근에는 태국, 중국, 몽골,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에서도 발생했다. 농식품부도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 2019년 진단체계를 구축했고 2021년부터 전국적으로 예찰을 시행해왔다.
지난해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비해 럼피스킨병 백신을 수입하는 등 대비왔지만 바이러스의 상륙은 막지 못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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