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구호물자 첫 반입 기쁨도 잠시… '가자 생명선' 다시 닫혔다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2 18:14

수정 2023.10.22 18:14

구호물자 트럭 21대 라파 통과
인도적 위기에 잠시나마 '숨통'
이, 공습 늘리고 지상작전 태세
美, 확전 대비 중동에 사드 배치
21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구호 물자를 전달하고 다시 이집트 라파 국경 검문소로 돌아오는 화물차를 구호 인력들이 맞이하고 있다. 이날 라파 검문소는 구호 화물차 21대가 통과했다. AF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구호 물자를 전달하고 다시 이집트 라파 국경 검문소로 돌아오는 화물차를 구호 인력들이 맞이하고 있다. 이날 라파 검문소는 구호 화물차 21대가 통과했다.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됐다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석방된 미국 국적 인질 주디스 라난(오른쪽)과 그의 딸 나탈리 라난(왼쪽)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안전한 곳으로 인도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됐다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석방된 미국 국적 인질 주디스 라난(오른쪽)과 그의 딸 나탈리 라난(왼쪽)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안전한 곳으로 인도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고립된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실은 화물차들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작전 가능성을 예고하면서 주민들에게 남부지역으로 대피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가자지구로 연결되는 이집트 라파 통로를 화물차 약 21대가 통과해 식량과 물, 의약품을 비롯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유엔은 이번에 전달되는 구호품은 "가자의 수많은 주민들에게 삶과 죽음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반겼으나 구호단체들은 크게 부족하다며 생필품이 지속적으로 제공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이번 전달 후 라파 통로가 다시 폐쇄됐다며 유엔개발프로그램(UNDP)을 비롯한 유엔 산하 기구들이 공동성명을 내고 "인도적인 휴전을 촉구한다"면서 "이와함께 구호기구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즉각적이고 무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구들은 "질병 창궐과 의료 능력 결여로 사망률이 치솟기 직전"이라면서 "시간이 촉박하다"고 강조했다. 이집트 당국에 따르면 이날 라파 통로를 지나간 화물차 중 13대가 의약품과 의약장비, 5대는 식량, 2대는 물을 수송했으며 연료 공급은 없었다.

■이스라엘군 공습 늘려, 지상전 예고

아직 가자지구 지상전이 시작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지난 24시간동안 공습을 실시했으며 앞으로 더 늘릴 것임을 예고했다.

이스라엘국방군(IDF) 참모총장 헤르지 할레비는 이날 각 지휘관들에게 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한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할레비 총장은 골란 여단에 "우리는 가자지구로 들어갈 것"이라면서 "하마스 공작원들과 인프라를 파괴하기 위한 작전, 또 전문적인 임무에 착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할레비는 또 각군에 가자지구에 진격할 때에는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 최소 1400명이 살해당한 그 장면을 "마음에 새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자지구가 복잡하게 얽혀있고, 인구밀집 지역이기는 하지만 IDF가 이에 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할레비는 "지상전에서는 IDF의 모든 능력이 여러분 장병들과 함께 할 것"이라면서 "(지휘관들은) 이런 마음가짐으로 용감하게, 또 매우 결단력 있게 병사들에게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고 독려했다.

가자지구 하마스 공보국은 성명에서 이날 248명을 합해 지난 7일 하마스 기습 이후 가자지구 사망자 수가 4385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지상전에 대비해 전차와 병력을 가자 접경 지역에 집결시키고 있으며 가자지구 북부의 주민들에게 남부로 대피할 것을 계속 요구해왔다.

이날도 24시간동안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에서 최소 248명이 사망했다.

BBC는 이스라엘군이 서안지구도 공격해 팔레스타인인 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지난 7일 이후 서안지구 팔레스타인인이 89명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와 패트리엇 미사일 부대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이란과 이란을 대리하는 세력들의 활동이 늘고 있는 것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논의한 결과 이스라엘군을 지원하고 지역의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미사일을 늘려 배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사드와 패트리엇 미사일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배치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오스틴 장관은 항공모함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전단을 공식으로 중동으로 이동할 것을 지시했다. 또 이미 파병하기로 한 병력 2000명 외에 추가로 병력을 보내기로 했으나 규모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병원 폭발… 하마스 로켓 때문에 발생 추정

지난 17일 발생한 가자지구 병원 폭발에 대해 외신들은 자체 분석을 통해 하마스의 로켓이 공중에서 터지면서 피해를 입힌 것으로 보고 있다. AP통신은 동영상에서 로켓 1발이 갑자기 방향을 바꾼후 분해돼 지상으로 떨어져 수초후 알할리아랍 병원이 있는 곳에서 대형폭발이 발생했다고 분석, 보도했다.


병원 폭발로 가자 당국은 47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나 미 정보당국은 이보다 적은 100~300명으로 분석했다. 현장 감식 부족과 전쟁 중 파편 수거가 힘든 관계로 공중 분해와 병원 폭발이 직접 연계됐는지 뚜렷한 증거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AP의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AP는 여러 언론들이 녹화한 것과 소셜미디어에 올려진 동영상, 폐쇄회로에 잡힌 화면 십여개를 분석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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