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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출 농어촌 희망가] 농업은 미래 성장산업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2 18:37

수정 2023.10.22 19:52

백세시대 살아갈 청년들
기성세대 고정관념 탈피
농촌에서 희망 찾아보길
[정현출 농어촌 희망가] 농업은 미래 성장산업
바야흐로 대학입시 계절이다.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이미 끝났다. 수능시험이 11월 16일에 치러지고, 성적은 12월 8일 발표될 예정이어서 한동안 수험생들의 잠 못 드는 밤이 계속될 것이다. 수시 합격자 등록은 12월 29일까지 마치므로, 수시 불합격자와 정시 응시자들은 연말에도 입시전략을 짜느라 분주할 것이다.

수험생이 마음 졸이는 것만큼 많은 대학도 원서접수 상황을 지켜보며 피를 말린다. 해마다 학령인구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입학정원 채우기가 쉽지 않다.
특히 지방 소재 대학과 전문대학은 응시자 수가 격감하는 것을 체감한다. 한편 의대 등 인기 학과나 수도권 4년제 대학은 재수생, 삼수생의 지원까지 쇄도해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물론 입시생에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전공분야의 미래 전망이 얼마나 좋은가 하는 것일 것이다. 전문직이 인기 있는 이유도 직업 안정성이 높고, 사회 내에서 존중받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문제는 기성세대가 이미 겪어봤듯이 현재 전망이 장래에도 맞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직업세계의 실상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왜곡된 경우도 많다. 입시철에 눈에 띄지 않은 전공이 블루오션으로 판명 나기도 하고, 경쟁률이 하늘을 찔렀지만 취업률이 낮거나 관련 업종이 사양길에 접어드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입시전략을 짤 때는 본인의 적성과 희망하는 삶의 방향, 당해 분야의 장단점을 종합 검토하되 유행에 휩쓸리는 것을 경계해야 하겠다.

농업은 기성세대에게 과소평가돼온 대표적 직업군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인식에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1950년 5월 농지개혁법이 시행되어 자영 농업인이 보편화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기 전까지 대다수 농민이 전근대적 소작농으로 어려운 삶을 살았다. 또 1970년대 이후 경제가 급성장하고 무역을 통해 먹을거리를 조달하면서 국내 농업은 그 중요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처지에 놓이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흐름 속에서도 우리 농업은 후진적 산업이라는 고정관념을 무색하게 할 질적 발전을 이루어왔다. 과학에 기반한 농업기술 발전, 선도농업인 중심의 기술보급 성과가 꾸준히 축적되면서 국산 농산물의 품질 경쟁력은 세계 수준에 올라섰다. 한국 경제가 선진국 단계에 접어들어 성장률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농업 수익률도 재평가받고 있다. 전원생활과 자영업을 겸할 수 있고 휴양, 관광, 식품외식업 등과 연계가 가능하다는 농업의 특성 덕분에 직업으로서 매력도 높아지는 추세다. 푸드테크나 바이오산업과의 연계, 농장 자동화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팜 확산 등 농산업의 외연 확장도 활발하다.

그래서인지 실전에서 활용할 농업기술을 배우려는 은퇴자 교육 수요가 증가하고, 농업을 평생직업으로 고려하는 젊은이가 조금씩 늘고 있다. 그러면 청년들이 농업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우선 오늘날의 농업은 기성세대가 농촌을 떠나온 시대와 달리 제법 큰 규모의 투자와 고급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농지, 농기계 등 초기투자비가 상당하고 작물 생산주기가 대부분 1년 단위여서 투자 회수기간도 길다.
농작물이 다양하고 소비자 선호는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 유행을 좇으면 안 되고, 기후변화 등 위기에 대응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는 능력과 체력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옛날 농민처럼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배울 것이 아니라 과학 기반의 검증 가능한 현장기술을 차근차근 가르치는 교육기관을 선택해 제대로 가르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입시철을 맞아 앞으로 백세 시대를 살아갈 청년들이 지난 시대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인류가 존재하는 동안 영구히 종속할 기초산업이자 미래 성장산업인 농업에서 희망을 찾아보는 것이 어떨지 조심스럽게 권하고 싶다.

정현출 한국농수산대학교 총장box5097@fnnews.com 김충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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