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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순천만 정원’의 바람이 분다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2 18:42

수정 2023.10.22 18:42

[차관칼럼] '순천만 정원’의 바람이 분다
'정원에 삽니다'라는 주제로 시작한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방문객 수가 800만명을 넘어섰다. 도시 전체를 정원으로 바꾸자 일상에 찌든 국민의 발걸음은 '정원도시 순천'으로 향했다. 10월 말 폐막을 앞두고 막바지 '가을 손님'으로 방문객 900만명도 넘길 기세다.

순천을 다녀간 지방자치단체장만 해도 수십명이고, 제2의 순천만 정원을 만들기 위해 지방정원을 추진하는 곳만 40곳에 육박한다.

순천 인근 도시인 여수·광양·보성·구례 등은 작년 대비 방문자 수가 10% 이상 증가했다. 또 정원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찾아와 순천시의 성공 비법을 배우겠다고 한다.


유럽의 사례를 모방했던 순천시가 모방의 도시에서 창조의 도시, 수출의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순간이다.

약 15년 전 정원을 만들어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역주민이 더 나은 삶을 누리게 만들겠다는 순천시 공무원들의 얘기를 전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큰 꿈을 꾸는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순천만 정원도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현재 전국에 등록된 정원은 순천만국가정원을 포함해 국가정원 2곳, 지방정원 8곳, 민간정원 112곳으로 총 122곳이며 지방정원 37곳이 추가로 조성 중이다. 담양에 한국정원문화원, 울산에 정원지원센터, 춘천에 정원소재실용화센터도 건립을 추진 중이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자체와 민간이 앞장서서 이러한 정원문화와 인프라 확산을 이끌고 있다. 이는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의 국민들이 바라는 도시상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알려주고, 지역소멸에 대응해 가는 지자체에 대안을 제시한다.

올해는 '정원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23년 현재 지자체장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갖는 정책 1순위는 '정원정책'이다. 회색도시에서 녹색도시로의 대전환이 국민의 요구와 지자체의 부응에 힘입어 그야말로 폭발했다. 서울특별시의 '정원도시, 서울' 등 34개 지자체에서 정원도시를 직간접적으로 선언했고, 지자체 정원 관련 부서가 24개 신설됐으며 자체 조례 제정이 77건으로 증가했다.

이와 같은 지자체 수요에 발맞추어 산림청도 그동안 자체적으로 설치한 정원팀을 정규조직화하는 한편 정원도시 사업 조성을 위해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

정원정책은 지금의 규제완화 정부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순천만 정원과 습지를 연결했던 도로를 정원으로 만든 그린아일랜드가 상징적 공간이다.

기존 규제적 성격의 도시 조성정책에서 지역이 주도하는 이용자 편의 중심의 공간 조성정책이라는 것이 이전과 달라진 점이다.

"순천은 도시 전체를 정원으로 만들었다. 지역은 스스로 비교 우위의 동력을 찾아 키워 나가고, 중앙정부는 이를 뒷받침하는 게 제 지역 균형발전 철학과도 일치합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회식에 참석해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개회사 중 일부이다. 정원산업을 육성해 지역경제 발전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나아가 국민이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데 기여하는 정부의 역할에 대한 주문으로 읽힌다.


10월 31일 열리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폐막식의 주제는 '새로운 시작, The 높게'이다. 순천만 정원을 기점으로 시작된 우리나라 정원정책이 순천에서 전국 지자체로 확대되고,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정원문화 확산과 산업화가 본궤도에 오르기 직전이라고 생각한다.
'순천만 정원'의 바람이 전국으로 그리고 세계로 불어나가길 희망한다.

남성현 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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