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여야는 당장 정쟁 멈추고 민생 경쟁에 승부 걸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3 18:30

수정 2023.10.23 18:30

여 혁신위, 야 대표 당무복귀
여·야·정 3자 회동 성사 주목
23일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23일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여야가 내년 4월 총선체제 준비에 돌입한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23일 당 쇄신작업을 이끌 혁신위원장에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를 임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이날 국정기조 전면 쇄신과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면서 당무에 공식 복귀했다. 이 대표의 복귀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쇄신 등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단식농성을 하다 지난달 18일 건강이 악화해 병원에 실려간 지 35일 만이다.
복귀 일성으로 '경제 살리기'를 강조했다.

여당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12일 만에 인 교수 영입에 성공했다. 김기현 대표는 인 교수가 수장을 맡을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혁신의 지휘봉을 잡은 인 교수는 19세기 미국에서 온 선교사 유진 벨의 증손자로, 4대째 대를 이어 한국에서 교육 및 의료 활동을 펼쳤다.

2012년 대한민국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귀화 1호의 주인공이 됐다. 지역주의 해소와 국민통합에 대해 깊은 안목과 식견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전남 순천 출신에 박근혜 대통령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바 있어서 인재 동맥경화증에 걸린 여당에 다소간의 숨통을 터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여당 혁신위가 제대로 굴러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이 혁신위를 꾸렸다가 역풍을 맞은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야당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 보유 논란 등을 수습하기 위해 혁신위를 띄웠지만 첫 위원장은 임명 당일 낙마했고, 후임 위원장도 잦은 설화로 논란을 빚다 동력을 상실했다. 혁신안은 유야무야됐다.

인신구속이라는 최악의 고비를 넘은 이 대표는 당무 복귀와 함께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는 3자회동을 역제안했다. 민생을 돌보고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려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제의에서 한 발짝 나아간 것은 다행이다. 다만 여·야·정 3자회동을 제안하면서 앞뒤 행동이 다른 점은 유감이다. 민주당 최고위는 여당 대표의 여야 대표 민생 협치회담 제안을 '바지사장과의 의미 없는 만남'이라고 깎아내리기에 바빴다.

우리는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면서 민생 현안에 집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금은 민생 현안을 풀어나갈 수 있도록 여야가 머리를 맞댈 시간이다. 극한투쟁 모드에서 벗어나 협치 기조를 복원하는 게 시급하다. 여야가 협상테이블에 마주앉아 경제난 극복과 민생 개선을 위한 실용적 논의에 임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이다. 여당은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대한 공세를 멈추고, 야당도 방탄을 위한 정쟁 유발과 입법폭주를 중단하는 게 마땅하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0%로 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61%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 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17%), '독단적·일방적'(10%), '소통 미흡'(9%), '통합·협치 부족'(이상 6%) 등이 제시됐다.
국민들은 정부와 여당에 소통을 넓히고 민생을 더 챙겨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여든 야든 5개월여 남은 제22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이기려면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야 한다.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