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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해빙무드?… 군사대화 채널 살리고 왕이는 방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4 18:20

수정 2023.10.24 18:20

美, 중국측 샹산포럼 초청 수락
국방장관 회담 물꼬 틀지 '관심'
26일 中 외교부장도 맞을 예정
내달 APEC서 정상회담 가능성
미국과 중국이 잇따라 대화채널을 재개,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국방 분야의 대화를 멈춘 미국과 중국이 조만간 소통을 재개할 예정이고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오는 26일 미국을 찾을 예정이다.

■국방분야 대화 재개

미 국방부의 마이클 체이스 중국 담당 부차관보는 23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아틀랜틱카운슬이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중국이 이달 말 열리는 안보 포럼에 미국 인사를 초청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달 발표에서 제 10회 샹산포럼을 오는 29~31일 개최한다고 알렸다. 샹산포럼은 중국이 주도하는 군사안보포럼으로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로 불린다. 해당 포럼은 지난해까지 코로나19 때문에 화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이달 2019년 이후 4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린다.
미국은 2019년 당시 채드 스브라지아 미 국방부 중국 담당 부차관보를 파견했다.

미 국방부의 체이스는 샹산포럼에 대해 "초청장을 받았으며 수락했다"면서 "이전과 일치하는 레벨에서 참석자를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세미나에 함께 참석한 미 국방부의 일라이 래트너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마지막으로 중국 카운터파트를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회의는 다음 달에 또 열릴 예정"이라며 "거기에서 (국방장관 회담을 위한) 잠재적 기회를 기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당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이에 반발하여 대만에 무력 도발을 감행하는 동시에 미국과 모든 군사 대화를 중단했다. 오스틴은 지난해 11월 ADMM-Plus에서 당시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장관)과 만났지만 군사분야의 소통을 복구하지는 못했다. 오스틴은 지난 6월에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 20회 샹그릴라 대화 행사장에서 웨이펑허의 후임인 리샹푸 국방부장과 잠시 마주쳤으나 공식적인 대화는 하지 않았다.

미 국방부 인사들의 장관급 회동 언급은 미국이 다음달에 중국의 국방부장 교체를 예상한다는 뜻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리상푸는 지난 8월 이후 공식석상에서 사라졌으며 외신들은 그가 실각했다고 보고 있다.

■왕이 외교부장 방미

왕이 외교부장은 오는 26~28일 미국을 찾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개최를 염두에 두고 의제 등에 대해 실질적인 협의를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무부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토니 블링컨 장관이 오는 26~28일 미국 워싱턴에서 왕 부장을 맞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과 왕 부장은 양자 및 역내 이슈, 글로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국무부는 "미국은 외교를 통해 국익과 가치를 증진하고 이견이 있는 이슈는 해결하며 초국가적인 공동 과제에서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지난 9월에는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이틀간 만나 모두 12시간 동안 양국 관계 현안 및 글로벌 이슈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왕 부장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허리펑 부총리도 미국을 방문해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 등과 만날 예정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11월 11~17일 APEC 정상회의 계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연초 중국의 정찰풍선이 미국 본토 상공을 침범했다가 격추되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됐지만 지난 6월 블링컨 장관을 시작으로 상무·재무부 장관 등이 잇따라 방중하면서 고위급 대화가 재개됐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어떤 합의를 할 수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면서도 "회의 자체가 가장 중요한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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