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권위 "성별 수요 따라 시험 지역·횟수 차이둔 건 차별"

뉴시스

입력 2023.10.26 12:01

수정 2023.10.26 12:01

진정인, 피부미용 자격증 준비 남성 수험생 거주지역엔 남성 시험 없어 타지역 이동 남성 응시자 시험 빈도도 적어…"성 차별" 시험 주최한 공단 측 "응시 수요 따른 것" 인권위 "수요 이유로 응시 제한 비합리적"
[서울=뉴시스] 피부 미용 등 국가기술자격 시험 시 성별 수요에 따라 시험 시행 지역 및 횟수를 달리하는 것은 차별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인권위. 2023.10.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피부 미용 등 국가기술자격 시험 시 성별 수요에 따라 시험 시행 지역 및 횟수를 달리하는 것은 차별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인권위. 2023.10.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피부 미용 등 국가기술자격 시험 시 성별 수요에 따라 시험 시행 지역 및 횟수를 달리하는 것은 차별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 8월22일 피진정인인 A공단 이사장에게 미용사(피부) 국가기술자격 검정 시 남성 응시자를 위한 실기시험 확대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인권위 결정문을 보면, 이 사건 진정인 B씨는 피부미용 자격증을 준비하는 남성 수험생이다.

해당 자격증 실기 시험은 남성과 여성이 분리돼 시행되는데 B씨가 사는 지역에는 남성 응시자를 위한 시험이 없어 B씨는 다른 지역 시험장으로 가야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시험 준비 재료 운반 및 실기시험 모델 교통비 등 상당한 수고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또 이 자격증 시험은 남성 응시자 실기시험 빈도가 적어 불합격 후 3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반면 여성 수험생 시험 빈도는 높아 실기시험 불합격 2주 후 재응시가 가능했다.

이 같은 불편함에 B씨는 민원을 제기했으나, 공단은 남성 실기시험은 수요에 따라 실시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B씨는 "국가자격증 시험을 수요의 원리로 성별에 따라 차별하는 것은 법 위반"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아울러 그와 같은 피해를 겪은 한 남성 피해자 C씨의 배우자도 같은 요지로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다.

특히 이들은 "다른 미용사 시험과 달리 피부미용만 남성과 여성을 분리해 시행하고 있다"며 "피부미용이 여성만을 위한 자격증이 아니며, 여성과 남성을 분리해 시행해야 한다면 지역마다 남성 시험이 시행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실기시험 시행 횟수의 지역별 차이는 성별과 관계없이 산업계의 수요, 그에 따른 응시수요(응시인원)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특정 성별을 우대해 개설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시험 모델의 노출 정도가 심해 수치심 유발 우려가 있고 노출에 대한 민원이 지속 제기돼 현실적으로 성별을 분리해 시험을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도 전했다.

또 실제 최근 남성 실기시험은 2020년 593회 중 60회, 2021년 740회 중 56회, 2022년 985회 중 63회 등으로 응시인원 대비 시험 횟수를 2배 이상 운영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와 관련,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공공성을 중시해야 하는 준정부기관인 공단에서 단지 수요를 이유로 남성의 응시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국가가 기술 자격 검정 기회를 남성에게 더 적게 부여하는 것은 남성의 진입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는 여성 중심 직종으로 성별화된 해당 노동시장의 구조를 존속시킨다는 점에서도 적절하지 않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응시 기회 확대의 대안으로서 성별을 통합해 실시하는 경우 ▲시험장 내 가림막 설치 ▲시험감독의 증원 등의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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