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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돈줄은 자선단체·이란?... 美, 10억弗 비자금 차단 총력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6 18:08

수정 2023.10.26 18:08

금융 조력 10곳 제재 명단 추가
미국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돈줄을 본격적으로 죄기 시작하는 가운데 하마스가 국제 자선단체의 기부금과 이란의 자금 등으로 조직을 유지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정부는 일부 자선단체가 하마스와 연계되었다고 의심했지만 그동안 외교를 고려해 이를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美·중동 파트너, 하마스 자금 차단

미 재무부의 브라이언 넬슨 테러·금융 정보 담당 차관은 25일(현지시간) 카타르에서 미 경제매체 CNBC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하마스의 자금 차단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일방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었지만 역내 파트너들과 전략적으로 협력할 때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성공할 기회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전날 넬슨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테러자금 조달 표적센터(TFCT) 긴급회의에 참석했다. TFCT는 미국과 사우디가 공동의장을 맡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포함한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도 참여한다.
해당 기구는 2017년 이슬람국가(IS) 등 중동 테러단체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설립됐으나 최근 하마스 및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로 들어가는 자금 차단에 집중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24일 보도에서 이들이 최대 10억달러(약 1조3578억원)에 이르는 하마스 비자금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전했다.

이미 미 재무부는 지난 18일 하마스 관련 금융 조력 조직 10곳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이들은 수단과 알제리, 튀르키예, UAE 등에서 부동산 기업 등 합법 기업으로 위장하여 하마스에게 전달할 자금을 조성했다고 알려졌다.

넬슨은 CNBC에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세계적으로 하마스에게 대규모 자금이 흘러들어갔고 우리는 이를 차단하기 위해 급히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하마스는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가자지구에서 합법적인 민간사업이나 구호활동을 지원하는 국제 자선단체들이 하마스에게 돈을 건네는 통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자선단체·이란·가상자산 등으로 자금 마련

현재 미 재무부의 제재 명단에 들어간 개인과 단체는 달러로 자금 이체를 할 경우 필연적으로 미 은행을 거치면서 미 정부에게 발각된다.

과거 요르단의 아랍은행을 포함해 하마스에게 자금을 조달한 조직을 고소했던 게리 오센 변호사는 이러한 감시 장치가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튀르키예 자선단체인 '인도주의구호재단(IHH)' 포함해 몇몇 자선단체들이 하마스의 자금 창구라고 의심했다.

그러나 CNBC는 미 정부가 IHH를 제재하지 않았다며 이들이 여전히 미국 및 국제 은행 결제망에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센은 "미국이 IHH가 하마스의 재정 후원자라는 충분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동하지 않은 것은 외교적인 이유 때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의 또 다른 돈줄은 이란이 주는 지원금이다. 미 CNN은 미 국무부의 2021년 보고서를 인용해 이란이 최대 1억달러를 하마스와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등에 지원했다고 전했다. 역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중동의 자선단체들이 모은 돈을 레바논 금융기관을 통해 하마스에 전달하도록 도왔다고 알려졌다.


또한 하마스는 한국의 세종시와 비슷한 약 350㎢의 면적에 230만명이 모여사는 가자지구에서 만드는 제품 및 가자지구 밖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세금을 징수하고 있다. CNN은 최근 하마스가 소셜미디어에 가상자산 지갑 주소를 올려놓고 전 세계에서 다양한 가상자산을 후원받는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이달 하마스의 공격 이후 하마스와 연계가 의심되는 가상자산 계정을 추가 동결했고 미 법무부도 2020년 압수한 하마스의 가상자산 계정 150개를 조사중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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