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

軍, 귀순 北목선 경계실패 논란 "인정할 수 없어"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7 15:57

수정 2023.10.27 15:57

"작전 조치 중 어민이 적극 신고, 감시 요원 책임·역할 다해"
[파이낸셜뉴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병무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병무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군 당국은 지난 24일 북한 주민들이 소형 목선을 타고 강원도 속초 인근 해상을 통해 우리 측으로 넘어온 사건과 관련해 "적절한 대응이 이뤄졌다"는 입장을 27일 거듭 밝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종합국감에 출석, 해군의 이번 사건 대응에 관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적절히 잘했다고 본다"고 답했다.

김승겸 합동참모의장도 "군의 이번 경계 작전은 성공이었다"며 "관련 작전요원들이 책임과 역할을 다했다. 우리 군이 가진 능력 이상을 발휘해 작전을 진행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신철 합참 작전본부장은 "상당히 원거리였음에도 (북한 선박을) 제대로 포착했다. 레이더상엔 1000여개의 표적이 있었고, 작전 요원들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은 북한 목선이 넘어온 것도 우리측 민간 어선이 발견해 해경 당국에 신고할 정도로 총체적인 부실 관리였다고 주장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 군은 '깜깜이'였다. 성공한 작전이라고 한다면 소가 웃을 일"이라며 신 장관을 상대로 "국민에게 사과할 거냐"고 물었다.

이에 신 장관은 "사과할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데 이어 김승겸 의장도 "군으로선 책임과 역할을 다했는데도 '작전을 실패했다'고 단정하고 몰아가는 듯한 느낌이다. 이는 장병들, 군 전체의 명예와 사기가 걸린 문제인 만큼 실패로 몰아가는 건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 주민 4명이 강원도 속초 인근 해상을 통해 귀순한 24일 해경 선박이 이들이 타고온 소형 목선을 인근 군부대로 예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북한 주민 4명이 강원도 속초 인근 해상을 통해 귀순한 24일 해경 선박이 이들이 타고온 소형 목선을 인근 군부대로 예인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지난 24일 오전 3시쯤부터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에서 북한군 단속정들이 '특이동향'을 보이는 사실을 해군 함정 레이더로 포착, 인근 해역으로 해상초계기 P-3 등을 긴급 출격시켰다. 또 육군 제3군단 및 해양경찰과도 상황을 공유했다.

같은 날 오전 5시30분쯤 육군의 해안 감시 레이더에 '미상의 표적'이 외해로부터 내해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탐지됐고, 6시31분쯤부턴 이 표적이 군의 열영상장비(TOD)에 '작은 점 형태의 물체'로 식별됐다. 그리고 오전 6시59분쯤 선박 형태임이 확인됐다.

군은 같은 날 오전 7시3분쯤엔 선박 형태의 해당 표적에 대한 현장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 '표적 번호'를 부여한 뒤 인근 해역에 있던 민간 선박 3척의 연락처 확인을 위해 어촌계장, 속초 어선안전조업국 등과 연락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군은 해당 표적과 관련 '이상한 배가 있다'는 우리 어민 신고가 접수된 사실을 오전 7시10분과 12분 각각 속초 어선안전조업국과 해경으로부터 전파 받았다.

군 당국은 그 뒤 초계 임무를 수행하던 P-3가 현장 상공에 도착해 북한 목선과 인원을 확인했고, 오전 8시쯤 해군과 해경 함정들도 뒤이어 현장에 도착해 현장에서 길이 7.5m가량의 소형 목선에 승선 중인 북한 주민 4명을 확인,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고 예인해 육지 모처로 옮겨 정부 합동정보조사팀에 인계하면서 군의 작전 또한 종료했단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NLL 길이가 400㎞가 넘는 동해상에서 북한 소형 목선이 넘어오는 것을 모두 잡아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수많은 부유물이 떠다니는 바다에서 소형 표적이 출몰할 때마다 군 자산이 출동하는 것 전력의 피로도를 높이며 가능하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군 당국 등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야당 등에선 북한 주민 4명이 탑승한 소형 목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속초 앞바다까지 내려온 것을 우리측 민간 어민이 발견, 탑승 인원을 확인·신고할 때까지 군 당국이 북한 선박을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여전히 일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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