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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특허 빅데이터 활용, 기술강국 지름길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9 18:42

수정 2023.10.29 18:42

[차관칼럼] 특허 빅데이터 활용, 기술강국 지름길
첨단기술이 전쟁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언한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기술혁신이 전쟁과 국제안보의 본질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한 대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현대전은 첨단기술의 각축장으로 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전으로 불릴 만큼 드론이 러시아 전차 파괴의 핵심전력이 됐으며, 일론 머스크의 통신위성인 스타링크 활용은 우크라이나가 정보전 열세를 극복하고 전쟁 양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또한 구글이 우크라이나 도로현황 정보제공을 중단하고, 페이스북이 사이버공격 계정을 차단하는 등 민간기업의 첨단 정보기술(IT)이 군사작전과 연계돼 새로운 군사체계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민간용 기술과 군사용 기술의 간극이 사라지면서 첨단기술은 민간기업의 영역을 넘어 국가의 경쟁구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되고 있다. 드론·양자·인공지능·위성통신기술까지 최근 회자되는 첨단기술은 민·군 겸용이다.


파괴적 혁신기술로 불리는 양자기술을 활용한 양자컴퓨팅이 상용화하면 현재의 어떠한 정보보안체계도 순식간에 무력화할 수 있다. 특허분석 결과 지난 10년간 지식재산 선진 5개국에 출원된 양자컴퓨팅 관련 특허는 매년 3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양자컴퓨팅 분야의 급성장과 높은 상용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주요국은 양자·인공지능 등을 국가 차원에서 키워야 할 핵심기술로 지정해 집중투자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첨단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기술육성에 노력하고 있다.

첨단기술 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은 없을까. 그 답은 바로 '특허 빅데이터의 활용'에 있다. 특허는 시장지향적 기술정보로 최신기술의 80%는 특허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첨단기술 특허지도를 그릴 수 있다. 전 세계 5억3000만여건에 달하는 특허 빅데이터에는 첨단기술 분야 국가별 경쟁력,기술개발 동향, 글로벌 기업 판도, 국가·기업 간 기술 블록화 현황, 핵심인력 및 권리 변동 등 많은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첨단기술 특허지도를 활용하면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해 유망 기술을 발굴하고, 중복연구를 막아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며 가치 높은 특허를 창출할 수 있다. 기술개발을 효율화하고 길목 특허를 선점하는 것이야말로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확실한 지름길이 될 것이다.

미국과 유럽 특허청은 수석이코노미스트를 두고 산업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해 신산업 경쟁력을 진단하고 기술발전 방향과 시장을 전망하고 있다. 중국도 특허 빅데이터를 종합분석해 지식재산정책, 산업계획 등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특허지침'을 국가표준으로 지정했다. 우리 특허청도 첨단기술 연구개발에 특허 빅데이터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타 부처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첨단산업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미래 유망분야를 발굴, 연구개발 투자와 정책방향 결정을 지원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핵심품목 특허 분석을 통해 국내외 기술수준과 국내 대체생산 가능기술 및 기업을 파악해 공급망 안정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 제도개선을 통해 첨단전략산업 정부 연구개발사업과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에 특허기반 연구개발(IP-R&D)을 의무화해 특허 빅데이터 활용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첨단기술 분야 특허 선점뿐 아니라 우리 기술과 인력이 유출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술유출 방지 및 핵심인력 관리 등에도 범정부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가경쟁력은 '첨단기술'로 평가된다.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첨단기술 경쟁의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할 지금이야말로 특허 빅데이터 활용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이인실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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