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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무기거래 빈번 포착..국제제재 보란 듯 비웃는 北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01 06:00

수정 2023.11.01 06:00

최근 북러 무기거래 라진항서 또 ‘대형 선박’ 포착 10월에만 최소 11척...선박 바로 앞 수백 개로 추정되는 컨테이너 쌓여 美 NSC 최근 몇 주 북한, 러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 군사 장비와 탄약 제공
[파이낸셜뉴스]
27일 라진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북한 전용 부두에 선박이 정박했고 컨테이너 더미가 쌓여있다. 사진=플래닛 랩(Planet Labs)·미국의소리(VOA)방송
27일 라진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북한 전용 부두에 선박이 정박했고 컨테이너 더미가 쌓여있다. 사진=플래닛 랩(Planet Labs)·미국의소리(VOA)방송
미국 정부가 북러 간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북한 라진항 ‘북한 전용’ 부두에서 대형 선박이 러시아로 향하는 컨테이너를 실어 나르며 10월에만 최소 11척이 드나든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10월 31일 전했다.

북 라진항 향러 컨데이너 수시로 포착

이날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민간 위성 전문업체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10월 27일자로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라진항의 부두에 약 105m 길이의 선박이 정박한 모습을 확인했다. 전날에도 135m 길이의 대형 선박이 같은 위치에 서 있는 모습을 새롭게 확인했다.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라진항에 있는 총 3개의 부두 중 중국이 임차한 가장 북쪽의 북한전용 부두에선 지난 17일에도 컨테이너 더미가 적재됐다가 이틀 뒤인 19일 선박이 정박해 컨테이너를 싣고 떠난 것이 확인됐다.


이후 23일 약 120m 길이의 선박과 27일에도 약 100m 길이의 선박의 움직임이 잇따라 포착되는 등 4일 단위로 선박 입항이 반복되는 동일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볼 때 북러 간 무기거래에 따른 선박 입출항과 컨테이너 선적 움직임이 일상화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8월 26일 이후 라진항을 출입한 선박은 8월 1척, 9월 2척에 머물렀지만 10월 들어 폭증하면서 지금까지 총 14척으로 늘어났다"며 "또 선박 바로 앞에는 수백 개로 추정되는 컨테이너가 쌓여 있어 이 선박들이 컨테이너를 선적 중이라는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월 13일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사진=미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지난 10월 13일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사진=미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그러면서 "이를 모두 무기 거래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백악관이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곳에서 계속 이런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북러는 '부인', 국제사회 기만전술 전개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김인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이달 중순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미국의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이는 존엄 높은 유엔 회원국인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치적 동기에 의한 허위정보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러 무기 거래 정황에 대한 백악관의 지적에 대해 “증거가 없다”며 일축했다.

그러나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리 정보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고 밝히고 "지난 9월 7일과 다음날인 8일 이 지점에 적재된 해상 운송 컨테이너가 촬영된 위성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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