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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2034 월드컵 개최지 사실상 확정...호주 포기로 단독 후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01 02:54

수정 2023.11.01 02:54

[파이낸셜뉴스]
호주가 10월 31일 개최국 신청을 포기함에 따라 국제축구연맹(FIFA) 2034년 월드컵은 단독 후보로 나선 사우디아라비아가 개최지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축구단 알힐랄 소속 선수들이 10월 2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경기장에서 이란 나사지와 AFC 챔피언 리그전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AP뉴시스
호주가 10월 31일 개최국 신청을 포기함에 따라 국제축구연맹(FIFA) 2034년 월드컵은 단독 후보로 나선 사우디아라비아가 개최지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축구단 알힐랄 소속 선수들이 10월 2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경기장에서 이란 나사지와 AFC 챔피언 리그전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년 월드컵 개최국이 될 전망이다.

개최지 선정을 위한 참가자 신청 막판에 사우디 외에 유일하게 신청 의향을 나타냈던 호주가 신청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10월 31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호주축구협회(풋볼 오스트레일리아)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개최국 신청 마감일인 이날 "20234년 월드컵 (개최국 신청)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사우디가 단독 후보가 됨에 따라 10년 뒤 월드컵은 인권, 9·11테러 문제 등으로 논란이 많은 사우디가 개최할 것이 거의 확실해졌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아랍 걸프만 국가에서 열리는 두번째 월드컵이 된다.

논란 많은 월드컵 될 듯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지 선정 당시에도 논란은 많았다.

인권단체들은 카타르가 경기장 건설에서 이주 노동자들을 혹사시켜 수천명이 사망했다고 반발했다. 또 카타르가 성소수자들인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으며,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축구팬들은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에서 술을 마실 수 없게 됐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카타르는 경기장 건설 도중 노동자 수천명이 사망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경기가 열리는 기간 모든 이들의 입국을 환영한다며 반발을 무마하려 했다. 또 일정 지역에서 음주를 허용하기도 했다.

걸프지역 월드컵은 심각한 여름 고온으로도 문제가 됐다.

사우디는 카타르보다 논란이 더 많은 나라다.

국제 인권규정에 위배되는 법률이 촘촘하게 짜여있고, 여성 인권은 바닥을 기고 있다. 또 동성애도 법으로 처벌하고 있다.

사형집행도 빈번하다.

국제사면기구(앰네스티 인터내셔널)는 보고서에서 2022년 한 해 사우디에서 196명이 사형당했다면서 30년 만에 연간 사형집행으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비판했다.

스포츠워싱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망 왕세자는 한 인터뷰에서 사우디의 열악한 인권에 대한 질문을 받자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나쁜 법률들'이 사우디에 많다면서도 자신이 사법질서에 간섭할 수는 없다고 발뺌했다.

사우디는 지난 수년간 스포츠와 국제 스포츠행사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021년 초반 이후 지난 6월까지 사우디는 스포츠에 61억달러(약 8조2500억원)를 투자했다.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등을 사우디 축구 리그에 영입했다. 최근에는 영국 프로축구 첼시의 응골로 캉테, 칼리두 쿨리발리, 맨체스터시티의 리야드 마레즈, 프랑스 리용의 무사 뎀벨레 등도 사우디 축구리그로 옮겼다.

또 지난 6월에는 사우디가 후원해 출범한 리브(LIV) 골프 토너먼트와 미국의 아메리칸 PGA투어가 합병하기도 했다.

이같은 스포츠 투자는 석유 이후 시대 사우디 경제 성장을 위한 빈살만 왕세자의 '비전2030'계획의 일환이다.

인권단체들은 사우디의 스포츠행사 유치를 '스포츠워싱'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스포츠 행사로 인권유린을 가리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빈살만 왕세자는 그러나 이같은 비판에 개의치 않는다면서 사우디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리는데 필요하다면 기쁘게 '스포츠워싱'을 지속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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