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다사다난’ 증권사···올해 27곳이 인력 줄였다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02 05:00

수정 2023.11.02 05:00

48개 증권사 중 56.3%가 인원 감축
다올證이 155명 감소로 가장 많아
전체 증권사에선 591명이 회사 떠나
직원보단 임원이, 정규직보단 비정규직이 많이 유출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권사 임직원 수 추이
(명)
기준시점 임원 직원 총 임직원
2022년 12월말 1470 3만7368 3만8838
2023년 3월말 1426 3만6972 3만8398
2023년 6월말 1440 3만6807 3만8247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파이낸셜뉴스] 올해 각종 악재가 닥친 증권가가 인력을 상당 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레고랜드 여파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전이된 데다 랩·신탁 자전거래부터 하한가 사태까지 잇따라 터지며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직원보단 임원이, 직원 중에선 비정규직이 회사를 나간 정도가 컸다.

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48개 증권사 가운데 27곳이 지난해 말 대비 인력을 줄였다.

다올투자증권이 155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감축했고 미래에셋증권(104명), NH투자증권(59명) SK증권(50명), 한화투자증권(48명)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메리츠증권(62명)과 상상인증권(59명)은 충원 증권사 1, 2위에 각각 올랐다.
토스증권(19명), 현대차증권(18명), 흥국증권(17명) 등 중소형사도 20명 가까이 뽑았다.

그럼에도 전체 증권사로 따지면 올해 상반기 동안 총 591명이 회사를 떠났다. 회사로 들어온 인원까지 통산된 수치지만 증권사들이 전반적으로 인력을 정리하고 있는 흐름은 감지된 셈이다.

직원보단 임원들이 빠지는 속도가 빨랐다. 지난해 말 3만7367명이었던 직원 수는 상반기 말 3만6087명으로 1.50%(561명) 줄었다. 같은 기간 임원은 1470명에서 1440명으로 30명 감소했으나 비율로 따지면 2.04%에 해당한다.

직원 중에서는 비정규직 유출세가 가팔랐다. 올해 상반기 동안 524명(4.6%)이 줄었다. 이 기간 전체 직원 감소분 가운데 93.4%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정규직 직원은 지난해 말 대비 37명(0.14%) 감소하는데 그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비정규직은 대부분 직업 안정성보다 성과를 내면 그만큼 돈을 벌어가는 부서에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길게 끌지 않고 나가게 되는 것”이라며 “증권가에선 팀 단위로 옮기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국내 채권시장을 마비시킨 레고랜드 사태가 터진 이후 부동산 PF 시장도 차갑게 식으면서 관련 기업금융(IB) 인력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정규직 직원 대상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고, PF부서 인력의 상당 수가 회사를 나가기도 했다.

올해 라덕연 사태, 제2 하한가 사태, 최근 영풍제지 사건까지 벌어지며 금융당국이 업계에 손을 대기 시작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영풍제지 하한가로 수천억원대 미수금이 발생한 키움증권은 다시 한 번 금융감독원 검사를 받을까 피를 말리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만기 불일치(미스매치) 관행으로 빚어진 랩어카운트·신탁 검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나 해당 시장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101조9004억원으로 100조원대 붕괴를 코앞에 두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15조원가량이 빠진 결과다.

대외 환경으로 인해 실적도 부진하다.
하나증권은 올해 3·4분기 489억원 순손실을 냈고, 신한투자증권 역시 당기순손실 185억원을 기록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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