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의원 민원 제기…"아이들은 물론 성인에도 해로워"
필리핀 사진 작가 "해로운 것은 성소수자를 억압하는 것"
![[부다페스트=AP/뉴시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헝가리 국립박물관에서 열린 국제보도사진전에 성소수자 관련 사진이 전시돼 헝가리 정부가 청소년의 관람을 제한했다고 미국 AP통신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진은 가작을 수상한 조나단 포인틴의 '노마드의 마지막 여정'. 2023.11.02.](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3/11/02/202311021147460197_l.jpg)
[서울=뉴시스]이동현 인턴 기자 = 헝가리에서 열린 국제보도사진전에 성소수자를 묘사하는 사진이 전시돼 정부가 청소년의 관람을 금지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정부는 부다페스트의 헝가리 국립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2023 국제보도사진전'에 성소수자 관련 사진이 전시되자 18세 미만 청소년의 관람을 제한했다. 청소년은 부모의 동의가 있더라도 관람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문제가 된 사진은 필리핀의 사진 저널리스트 한나 레이예스 모랄레스가 촬영한 5장의 사진이다. 사진은 필리핀의 노인 성소수자 모임을 수십 년 동안 기록한 것으로 여장을 한 남성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성소수자를 묘사한 이 사진들은 미성년자가 성소수자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헝가리 법을 어긴다는 이유로 일부 극우 의원에 의해 헝가리 문화부에 민원이 제기됐다.
전시된 사진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극우 의원 도라 두로는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소수자의 생활 방식은 세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것은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미성년자는 물론 성인에게도 분명히 해롭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진전을 주최한 월드프레스포토의 전무이사 주마나 엘 제인 쿠리는 "특정 연령층의 관람객을 제한한 것은 큰 충격을 줬다"라며 "이런 일이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라고 언급했다.
해당 사진을 전시한 레이예스 모랄레스는 성명을 통해 "해로운 것은 성소수자에 대한 표현을 억압하는 것"이라며 "그들의 이야기가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그림자 속에 갇혀 있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헝가리 문화부는 청소년 관람 제한 조치에 대한 인터뷰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한편 국제보도사진전은 매년 전 세계에서 4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사진 전시회로, 다양한 사건들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oiflag@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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