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케타민·야바·크라톰… 신종 마약, 국내로 쏟아져 들어온다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05 18:55

수정 2023.11.05 18:55

간이 검사키트로 적발 어려워
관세청 3분기 적발 29% 증가
마약류 4개 중 1개 신종 마약
신종 마약 '크라톰' 서해해경청 제공
신종 마약 '크라톰' 서해해경청 제공
대마, 필로폰, 코카인 뿐 아니라 합성대마와 엑스터시(MDMA), 크라톰 등 '신종 마약'이 국내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마약은 정밀 검사로는 적발 가능하지만 간이 검사 키트로는 적발하기 어렵다. 마약 밀수 조직은 이런 허점을 이용해 신종 마약을 밀수하려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적발 마약 28% 급증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3·4분기(지난 7~9월) 동안 관세청이 적발한 마약류는 493kg으로 전년 동기(383kg)보다 2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적발된 마약류 4개 중 1개(119kg)은 신종 마약류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에서 분류한 신종 마약류는 합성대마와 MDMA, 케타민, 러쉬, LSD(리세르그산 디에틸아미드),거동편(페노바르비탈) 등을 일컫는다.
휴대성과 중독성의 효과를 향상할 목적으로 화학적 결합을 통해 제조된 것들이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필로폰과 야바 등 마약류를 불법 유통·투약한 일당 16명을 검거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이들 16명 중 태국인 4명은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는 크라툼이란 마약을 국내에 들여와 유통했다.

크라톰은 동남아 열대 우림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 중 하나로 각성과 진통에 효과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규정돼 매매와 투약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지만, 태국에서는 지난해 사용이 합법화됐다. 이번 외국인 마약 사범들은 전원 불법체류자 출신이다. 이들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주거지를 이용해 광주와 전주, 나주, 함평, 평택 등지로 숨어들었다. 수사진은 장기간 잠복수사를 한 끝에 이들을 검거하고 브로커를 통해 태국으로 뜨려던 마약사범 2명도 출국 직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붙잡았다.

■크라톰 적발되자 "음료수에요"

해경에 따르면 이번에 압수된 크라톰은 말린 크라톰잎 약 1㎏과 크라톰을 달인 액체 약 8L다. 성인남성 기준 2000여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필로폰은 약 2.34g으로 100회가량 투약할 수 있는 양이었다. 크라톰은 태국 현지에서 유행해 합법화까지 됐지만 국내엔 생소한 마약이다. 간이시약검사키트도 당시엔 없었다. 이들은 이 점을 이용해 검거된 이후에도 "마약 아닌 음료수"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밀반입시 여러 향신료들과 함께 동봉해 세관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 수사당국의 후문이다. 수사기관 등에 따르면 국내에 도는 신종 마약은 약 90종에 이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사당국 관계자는 "신종 마약류라고 해서 어느 날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라 과거에도 가끔 국내에 유통됐지만 최근 들어 이들 마약류의 유통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개중에는 자주 취급하지 않는 것도 있다 보니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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