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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들, 중국에 최소 1443조원 빚...절반 이상이 상환만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08 07:04

수정 2023.11.08 07:04

[파이낸셜뉴스]
중국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토대로 개발도상국들에 최소 1443조원 차관을 제공하며 세계 무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엑스포(CIIE)에 참가한 페루 대표단이 지난 2일 상하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
중국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토대로 개발도상국들에 최소 1443조원 차관을 제공하며 세계 무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엑스포(CIIE)에 참가한 페루 대표단이 지난 2일 상하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


개발도상국들이 중국에 진 빚이 최소 1조1000억달러(약 144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절반은 상환만기가 됐다.


CNN은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앤드매리대 연구소의 에이드데이터를 인용해 중국이 지난 20년에 걸쳐 조금씩 빌려준 차관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면서 개도국들이 심각한 재정난을 겪는 가운데 상환일을 넘긴 채무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윌리엄앤드매리대에 따르면 중국의 차관 약 80%는 재정난을 겪는 개도국들에 빌려준 돈이다.

중국의 일대일로에 참여한 개도국들은 중국에서 돈을 빌려 항만, 도로, 철도, 공항 등 인프라에 대대적으로 투자했지만 투자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빚더미 위에 앉아 있다.

남미에서부터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개도국들이 중국에서 빌린 돈으로 인프라에 투자해 경제개발을 추진했지만 효과가 신통치 않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정치적으로 중국에 기울었고, 중국을 세계 최고 채권국가로 만들어줬다.

에이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여년 중국이 전세계 165개국에 차관을 지원한 가운데 이 차관 55%가 현재 상환만기에 접어들었다.

고금리 속에 부채 상환 압력을 받고 있는 이들 개도국은 심각한 통화가치 평가절하 압력, 세계 경제 둔화 몸살까지 앓고 있다.

에이드데이터 이사이자 이번 보고서 저자인 브래드 팍스는 "이들 차관 대부분은 2013년 중국의 일대일로 출범과 함께 시작됐다면서 5~7년 상환 유예기간을 거쳐 이제 상환일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팍스는 10년 전과 지금은 중국의 입장이 정반대가 됐다면서 당시에는 중국이 세계 최대 채권 공여국이었지만 지금은 세계 최대 채무 환수국이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그러나 이들 채무국들이 돈을 갚지 못하는 지경이 되자 긴급 구제자금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중국은 주요 7개국(G7),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과 비교해도 단일 국가로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빌려주는 나라다.

중국은 돈을 갚지 못하는 나라의 항구를 무상으로 사용해 자국 해군기지를 구축하는 등 이를 해외 영향력 확대 수단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는 중국 은행 부문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막대한 부동산 거품을 안고 있는 중국 은행권이 해외 차관 부담까지 지면서 중국 경제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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